피부과

액세서리 잘못끼다간 피부 두꺼워지고 착색도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갑작스럽게 찾아온 초여름 같은 날씨 때문인지,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경쾌해지고 화려해졌다. 남다른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액세서리도 요즘은 필수품. 그러나 화려한 액세서리에 눈물짓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쇠독’이라고도 불리는, 금속 알레르기 때문이다. 이는 액세서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합금에 의해 유발되는데 가렵고 따가운 느낌이 들고 진물과 염증을 유발하며 심지어는 피부가 퉁퉁 붓고 두꺼워지며 피부가 착색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기온이 올라가고 땀이 나는 계절이 오면 더욱 심해지는 금속 알레르기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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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 알레르기, 싸구려 액세서리 때문?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지만 특정 물질에 접촉할 경우 가려움증을 동반한 붉은 반점, 부종, 두드러기, 색소침착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라 하는데 금속알레르기는 액세서리 등 신체에 착용하는 금속에 의해 생기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말한다.

액세서리에 사용되는 금속 부분은 어느 한 가지 금속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금속의 합금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반짝이는 광택을 내기 위해 니켈을, 무른 성질을 갖고 있는 금속을 보완하기 위해 크롬 등으로 합금을 하기도 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금속은 녹기 쉬운 저품도로 된 금속이 주를 이룬다. 니켈, 코발트, 크롬은 금속 알레르기에 가장 취약하고 아연, 망간은 그 다음, 백금, 은, 금, 알루미늄은 금속알레르기에 강한 편이다. 티타늄 역시 금속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 않는다. 이 중 금속 알레르기의 대표적 원인이 되는 금속인 니켈과 크롬은 저가이고 합금이 쉽기 때문에 수많은 용도로 활용된다. 그러나 니켈은 땀 속의 염소 이온과 융합하기 쉬워 땀에 잘 녹아 피부에 쉽게 염증이 나타난다.

꼭 목걸이나 반지 등 액세서리가 아니라 시계의 밴드와 안경다리, 청바지의 단추, 브래지어에 사용되는 후크, 휴대전화 외부에 사용된 금속, 심지어는 치아교정에 사용되는 보철물…. 금속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건들은 종류도 다양하다. 금속 알레르기는 생각지도 못한 접촉 후 바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년에 걸쳐 늦게 반응이 오는 경우도 있다.

또한 니켈과 같은 금속성분은 접촉에 의해 알레르기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수혈이나 흡입, 섭취 등의 경로를 통해서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이러한 물질이 몸 속으로 흡수되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이물질로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이 금속에 접촉하게 되면 가려움증 같은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 땀나기 시작하는 늦봄, 여름철 특히 심해

금속 알레르기는 사계절 모두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는 늦봄이나 여름철에 더욱 심해진다. 이는 금속의 성질 때문이다.

금속은 보통 물에 녹지 않으나 땀이나 체액에 포함되어 있는 염소이온에 의해 미량의 성분이 녹게 된다. 이처럼 녹은 금속이 몸의 단백질과 작용하게 되면 피부에 거부반응이 나타난다. 때문에 평소에 금속알레르기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꼭 끼는 청바지를 입었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가려움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금속 알레르기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계절, 같은 액세서리를 했는데도 어떤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다른 사람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금속알레르기는 땀이 많고 피부가 약한 사람, 각질층이 얇은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 금속 알레르기 피하는 게 최선?

액세서리나 안경 등을 새로 바꾼 후에 접촉한 부위가 가렵고 따가운 느낌이 든다면 금속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원인이 되는 액세서리를 바로 빼고, 얼음찜질로 가려움증을 가라앉힌다. 그러나 이러한 처치에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피부과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피부과에서는 증상에 따라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나 항알레르기제를 사용하거나 염증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구대원 을지대학병원 피부과교수는 “금속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기 전에 피부과의 첩포검사를 통해 자신이 어떤 금속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미리 원인 물질을 알고 있다면 가능한 한 접촉하지 않도록 생활에서 주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과의 첩포검사는 접촉성 알레르기 항원들을 피부에 반응시켜 테스트를 통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원인 물질을 밝히게 된다.

※ 금속 알레르기 피해 최소화하는 법

모든 알레르기가 그렇듯이 금속 알레르기 역시 완치방법은 없다. 금속 알레르기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접촉할 수 있는 금속으로 된 모든 것을 피하는 것.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으므로 실생활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금속 알레르기 피해 예방법을 알아본다.

1. 액세서리를 구입할 땐 18K 이상의 금이나 은으로 된 액세서리를 고르는 것이 좋다. 화이트골드는 금과 니켈, 아연, 주석 등의 합금이므로 피부가 민감하다면 피하도록 한다.

2. 직접 피부와 닿는 속옷의 장식이나 브래지어 후크 등에도 니켈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속옷은 되도록 금속 장식이 없는 것을 고른다. 금속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코팅된 것을 고른다.

3. 안경을 구입할 때도 안경 다리에 니켈이 들어있지 않은지 알아보고 안경테를 고른다.

4. 장시간 휴대전화 사용시 휴대전화에 사용된 니켈에 의해 금속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커버를 씌워 사용하는 것이 좋다.

5. 금속의 도금이 벗겨지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계나 벨트버클 등 도금이 벗겨진 것은 피해야 한다.

6. 꼭 끼는 청바지의 경우 배꼽 주변의 땀에 금속 성분이 녹아 알레르기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부에 직접 금속이 닿지 않도록 덥더라도 속옷을 챙겨입는 것이 좋다.

7. 비를 맞거나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액세서리를 깨끗이 씻어서 말린 다음에 착용한다.

8. 귀고리 등의 경우 피부에 닿는 부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칠해 막을 형성하는 것도 방법. 시중의 귀고리에는 니켈을 합금한 제품이 많으므로 금속 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상처가 아무는 1개월까지는 스테인리스 성분이나 순도가 높은 금귀고리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귀를 뚫을 때는 안전한 곳에서 소독이 잘 된 기구를 이용해야 한다.

9. 피어싱을 할 때에는 금속알레르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피어싱 후 상처에서 나오는 체액에 의해 알레르기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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