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두뇌 능력 향상? "게임보다 운동"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5/17 08:33
아이들의 두뇌를 발달시키려면 요즘 유행하는 두뇌 트레이닝 게임기를 사 주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운동을 시켜야 할까?
두뇌 트레이닝 게임을 시키면 두뇌 능력이 향상될 것이란 선입견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선뜻 고가의 게임기를 사 주고 있다. 하지만 부모의 이런 기대와 달리 두뇌 트레이닝 게임이 실제 두뇌 능력 향상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된 바 있다.
영국의 ‘오크셔 의학 연구 위원회’와 BBC방송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두뇌 트레이닝 게임이 실제로 기억력 향상을 가져오는지 공동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두뇌 트레이닝 게임 실험 참가자들에게서 두뇌 능력이 향상된 뚜렷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BBC방송은 18~60세 남녀 1만1430명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고차원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실험군 가운데 일부는 두뇌 게임기를 건네도 하루에 적어도 10분, 1주일에 3번 하게 했으며, 대조군에게는 일반 상식 퀴즈를 내 인터넷에서 답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6주 뒤 다시 실시된 기억력 테스트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의 기억력 수준은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결과만 놓고 보자면 논리력, 기억력 등 뇌를 젊어지게 한다는 게임기 광고가 사실과 다른 셈이다.
두뇌질환 치료 전문가들은 뇌의 구조 발달과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게임보다 오히려 운동이 더 낫다고 말한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단련시켜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뇌에서 통합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특히 학습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강화되기 때문에 억제능력, 감정조절, 일을 계획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준다”고 말했다. 변 원장은 “특히 인터넷 게임을 할 경우 시각적인 자극에 반사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후두엽의 기능만 활성화되지만, 구기운동을 하게 되면 시각적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전두엽으로 보내 분석하여 다시 행동으로 시행하므로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뇌 전문가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운동신경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며 좌·우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이루는 활발한 신체활동이 이루어져야 뇌를 비롯한 올바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주의산만, 우울증, 자신감 결여, 대인관계의 갈등과 같은 문제를 동반하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및 학습장애, 발달장애, 틱 아동의 경우에도 뇌를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놀이 및 운동치료가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