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입 냄새가 나는데 이를 알려야 할까? 괜히 상처받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거나 고민해봤을 만한 얘기다. 물론 입 냄새가 생과 사를 가를 만큼 중대하지는 않지만 자칫하면 대인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는 그 어떤 질환보다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자신과 상대방 모두가 조심스러운 병, ‘구취’에 관해 조수진 한림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구취, 왜 나는 걸까?
구취는 입 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화합물로 인해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전신질환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안에 있다. 특히 잇몸질환(치주염), 충치나 오래된 보철물 하방의 치태 세균, 설태(혀 표면의 전체 혹은 넓은 부위에 걸쳐 하얗게 혹은 검게 변하거나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증상)에 의해 주로 생긴다. 3분 동안 입을 다문 뒤 ‘후’ 하고 불면 자신의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있다. ‘할리미터(Halimeter)’라는 의료기기를 통해서도 구취를 측정할 수 있다. 다양한 구취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아침에 나는 입 냄새
아침 기상 후 입 냄새가 나는 것은 자는 동안 침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침이 적으면 세균이 혀와 치아 표면에서 빠르게 증식된다. 밤새 고여 있던 침의 산도가 높아지면서 입안에 남아 있던 음식물 찌꺼기나 잇몸의 단백질을 부패시키는 것도 원인이다.
◎ 다이어트는 구취와 친구
다이어트로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금식을 하는 사람은 탄수화물 부족으로 케톤증이 나타나거나 체지방의 이용이 불안전해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 자극성 음식도 한 몫
섭취된 음식물 중 위와 대장 등을 통해 소화된 대사물질은 피 속으로 흡수돼 숨 쉴 때 밖으로 배출된다. 양파와 마늘, 알코올, 기타 자극성 음식 섭취 후 양치질을 해도 냄새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전신질환이 원인
일부 약물들은 구강건조(입이 마르는 현상)를 유발해 2차적으로 입 냄새를 야기한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당뇨병, 신장질환과 같은 병이 있어도 입 냄새가 난다. 당뇨병은 과일냄새, 신장질환은 비린내, 편도선염은 치즈 냄새가 날 수 있다.
◎ 치과 보형물 청결 유지
틀니나 치아 교정장치와 같은 치과 보형물에 치태와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면 부패해 구취를 야기한다.
◎ 기타
본인은 심한 입 냄새를 호소하지만 객관적으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psedo-halitosis, halitophobia). 타인이 인지할 수 없는 주관적인 입 냄새는 후각 이상일 확률이 높다.
◆ 구취 치료 방법은?
입 냄새는 올바른 잇솔질(양치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다.
잇솔질은 333(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운동을 따르도록 하며 혀를 닦는 것도 잊지 않는다.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도 제거한다. 그러나 잇몸질환이나 충치, 오래된 보철물 하방의 치태로 인한 구취는 잇솔질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전문적인 치과치료를 받는다.
치과적인 치료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구취를 호소하는 사람의 전신병력과 치과병력, 구취의 양상, 식습관, 일상습관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후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으로도 구취를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면 혀 표면의 설태가 제거되고 침 분비가 촉진된다. 육류 중심의 식사습관을 신선한 야채, 채소, 과일 등 저지방, 고 섬유질 식사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구강건조증을 야기하는 약을 끊고 술이나 담배를 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설탕 껌이나 박하사탕 등은 침 분비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잇솔질이 불가능한 때 사용하기 좋은 구강세정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러한 제품들은 구취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가려주는 효과만 있어 궁극적인 치료방법은 되지 못한다. 또 오래 사용하면 치아나 입안 점막의 색이 누렇게 변하고 치석이 많아지며 입맛이 변하는 등 부작용이 있어 6개월마다 치과를 찾아 검사를 받도록 한다.
구취의 원인이 구강 내 문제가 아닌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나 내과에 의뢰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