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여자친구 '그날' 다가오면 남자친구도 쩔쩔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4/30 08:36
최근 실시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성 10명 중 7명이 “자신의 여자친구나 부인의 월경 전 증상이 자신의 생활에 보통 또는 그 이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바이엘헬스케어가 20~40대 아시아태평양 남성(한국 남성 293명)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 및 월경전불쾌장애 때문에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전증후군이란 생리 7~10일쯤 전부터 호르몬 균형이 깨져 각종 신체적·정신적 이상 증세들이 나타나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 가임기 여성의 약 80~85%가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 이런 증상이 훨씬 심각하면서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까지 동반되면 이는 월경전불쾌장애라고 한다.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가 국내 가임기 여성 31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29세 여성의 약 3%가 이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한국 남성들은 여성이 겪는 월경전증후군의 다양한 증상 중 심리적인 증상이 신체적인 증상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성에게 나타나는 월경 전 증상 중 가장 심각해 보이는 것은 어떤 증상인가?”라는 질문에 예민해짐(60.6%), 짜증(57.6%), 복통(54.5%), 감정기복(51.5%), 우울(46.5%) 순으로 답변해 복통을 제외하고는 5위까지의 모든 답변이 심리적 증상이었다.
최두석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전증후군 및 월경전불쾌장애는 본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를 직접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여성의 월경전 갑작스런 짜증이나 신경질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며 “평소 월경전증후군 또는 월경전불쾌장애가 의심된다면 자신의 건강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즉시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월경전불쾌장애에 효과가 있는 피임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월경전증후군 증세는 매우 다양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증상만도 150여 가지에 달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자극에 과민하며, 신경질적이고, 화를 잘 내는 것이다. 환자의 약 80%가 긴장, 불안, 초조, 우울증 등의 정서장애가 있으며, 약 45%는 식욕과 식성 변화가 나타난다. 또 약 40%는 유방통, 부종, 체중증가를 호소하며, 약 20%는 두통과 우울증 등이 동반한다.
월경전증후군 기간에는 하루 평소보다 150kcal의 열량을 더 많이 소모하므로 보통보다 조금 많은 식사를 5∼6회에 걸쳐 나눠서 하는 게 좋다. 소금, 설탕, 카페인, 알코올, 흡연, 육류, 유제품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는 게 좋다. 또 수영, 자전거, 조깅, 에어로빅, 요가처럼 전신 긴장을 풀 수 있는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씩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
현재 월경전증후군이나 월경전불쾌장애가 아주 심한 사람에게 쓰이는 치료법으로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피임약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과 항우울증 약과 같은 일반 진통제를 복용하는 방법 등이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