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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스타들이 즐기는 거머리 요법, 의학적 효과는?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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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스트립티즈' 스틸컷

지난 달 12일 러시아의 유명 여가수 나타샤 코롤료바(Natasha Koroleva)가 체중 감량과 위장병 치료를 위해 거머리 치료를 받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화제가 됐다. 그녀는 “다이어트를 위해 평소에 거머리 치료를 즐겨 받고 있으며 특히 봄마다 심해지는 만성 위장병 치료 때문에 요즘 거머리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에도 헐리우드 톱스타 데미무어가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이 16살만큼 차이가 나는 애쉬튼커쳐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비결은 ‘거머리’ 덕분”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전 세계 유명 미용관리 센터, 병원 등에서 거머리 치료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 거머리 침샘서 분비되는 성분이 피부재생효과 내

데미무어는 거머리가 자신의 죽은 피를 빨아내 해독 작용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거머리가 직접적으로 해독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거머리 침샘에서 분비되는 ‘히루딘’이라는 성분이 염증을 가라앉히며, 미세 혈관을 재생하는 효과가 있다. 이 물질들이 피부에 스며들면서 혈액순환을 돕고 피부재생 효과를 내는 듯 보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히루딘 성분을 이용한 연구결과가 활발하다. 한동하 대한생물요법학회 회장이 2008년 버거병(혈관이 막혀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썩는 병)으로 진단받은 남성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거머리 치료를 한 뒤 그 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 81%(52명)에게서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거머리는 국내에서는 버거병 이외에도 관절염, 통풍과 혈관염, 당뇨로 인한 족부장애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서양에서는 환자가 몸을 잘 움직이지 않아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욕창에 많이 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거머리를 의료용 기구로 공식 승인한 것은 200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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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머리 외에도 구더기, 돼지 편충 등도 치료에 사용돼

거머리 외에도 구더기, 돼지편충 등도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구더기 치료는 특히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존 처치 교수가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에 구더기가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구더기 치료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 요크대 연구팀도 족부궤양이 있는 환자 27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실험한 결과 일반적인 하이드로겔 상처치료 연구와 구더기의 치료효과 간에 큰 차이는 없었으며, 죽은 괴사 조직을 빨리 뜯어내 새 살을 돋게 하는 속도는 오히려 구더기 치료가 더 빨랐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신동혁 교수팀이 2005년 8월부터 2007년 2월까지 당뇨발 환자 54명 중 구더기 치료를 행한 10명과 일반 외과치료를 한 44명을 비교한 결과, 구더기 치료 환자의 입원기간이 평균 39.5일로 일반 치료 군의 48.1일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편충(기생충의 일종)도 장염 치료에 활용된다. 미국 아이오와대 의대 데이비드 엘리엇 교수팀은 난치성 장염을 앓는 환자 5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돼지편충, 다른 그룹에는 가짜 약을 투여했다. 연구진은 적절하게 기생충을 투여할 경우 ‘약한 경고’를 받은 우리 몸은 그에 대비하는 면역체계를 갖추게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2005년 미국 소화기학회에 발표됐다.

◆ 아무 거머리나 쓰면 안돼… 의료용 거머리 따로 있어

그러나 아무 거머리나 구더기를 써서는 안 된다. 병원에서 쓰는 거머리나 구더기는 의료용으로 특별히 무균 상태에서 키운 것이다. 의료용 거머리 중 ‘히루도 메디키날리스’ 종의 효과가 특히 더 뛰어나지만 번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마리당 가격도 1만원~3만원 선으로 비싼 편이다. 거머리는 피를 한번 배불리 먹으면 수개월 동안 피를 거들떠 보지 않기 때문에 한번 쓰면 폐기한다.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종류는 ‘히루도 베르바나’ 종류로 영국이나 터키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한편, 거머리 등으로 치료해서는 안되는 질환도 있다. 혈우병 같은 혈액 응고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도 거머리를 치료용으로 써서는 안 된다. 거머리가 혈액을 빨아 먹고 난 뒤 혈액이 다시 응고돼야 하는데, 이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와파린·헤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도 쓸 수 없다. 구더기는 감염 부위에 혈관이 드러난 경우에 쓰면 염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확한 상태를 의료진과 상의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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