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오후 복요리를 먹고 중태에 빠진 탤런트 현석(63)이 빠르게 호전 중이다. 22일 인공호흡기를 뗀 후 오후에 의식을 회복해, 현재 눈을 깜박이거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정도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병원으로 후송된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23일 오전까지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석 일행 등은 복어조리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손질한 복어를 먹고 마비 증세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복어 독의 성분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이는 청산가리 1000배 정도의 위력을 가진 맹독으로 복어 한 마리의 독이 성인 13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복어의 독은 자체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식보다는 자연산 복어에 독이 있으며, 양식이라 하더라도 가두리 양식은 독소가 생긴다. 특히 산란기(봄철)에는 테트로도톡신이 많이 생성되는 시기. 3월부터 포란기에 들어가는 복어의 독은 5~7월에 가장 강력해진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봄철에 자연산 복어 요리를 먹을 때는 반드시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손질한 것을 먹도록 한다.
조영제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해양수산부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복어는 21종으로 전문가(복요리 조리사자격증 소지자)가 손질할 경우 큰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졸복이나 까칠복 등은 쓸개에도 독이 있고, 검복과 국매리복 등은 껍질층에도 독샘이 있어서 잘 걷어내고 조리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살에는 독이 없으나 난소와 내장 등에 독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제거할 때는 터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복어의 이리(수컷의 정소)에는 독이 없으나 이리와 비슷하게 생긴 난소(암컷의 알)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기 때문에 여느 생선처럼 맛있는 부위인 줄 알고 먹었다간 큰일난다.
복어의 독은 신경계통을 침범하는 신경 독이다. 처음에는 두통이나 현기증이 오고, 그 다음엔 손끝이나 입술 등이 마비되며, 심한 경우 24시간 내 호흡이 마비돼서 사망한다. 치사율은 50% 안팎으로 해독제 또한 아직은 개발된 것이 없다. 사망하는 직접적 원인은 호흡마비이나 그 전에 근육마비 등의 증세가 나타나므로 이때는 지체 없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오진호 세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근육이 무감각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날 때 잘못된 방법으로 억지 구토를 하게 하거나 위 세척을 하느라 시간을 끌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병원부터 찾아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