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뉴트리션
‘저지방’ 식품만 먹었는데, 오히려 살 더찐 까닭은?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이명헌(상상이 스튜디오)
입력 2010/04/26 08:38
‘저지방’바람이 거세다. 저지방 우유는 물론이고 저지방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비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기 급상승중인 저지방 식품, 아는 만큼 맛있게 건강하게 즐길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저지방 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뜨겁다. 매일유업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 함량이 0.8%인‘매일우유 저지방&칼슘’은 2008년에 전년대비 5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가히 폭발적인 수치다. 하지만 저지방식품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사람들은 흔히‘저지방 식품을 먹으면 살이 덜 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저지방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로“‘저지방’이라고 적혀 있으면 지방이 덜 들어 있어 살이 안 찔 것 같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2007년 미국 코넬 대학 연구팀은‘저지방 식품이 항상 저칼로리 식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저지방 식품을 먹을 때 사람들은 평균 28%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뚱뚱한 사람은 45%까지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저지방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비만 방지에 도움이 될까? 365mc비만클리닉 김하진 수석원장은“같은 양을 먹었을 경우는 일반식품에 비해 열량이 적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저지방 우유 100ml를 예로 들면 일반 우유에는 기본적으로 지방이 3.5% 가량 들어 있지만 저지방 우유의 지방 함량은 2% 이하다. 이로 인해 일반 우유 칼로리는 60kcal, 저지방 우유는 45kcal다. 따라서 저지방 우유를 먹으면 지방과 칼로리가 동시에 줄어들어 비만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방함량을 낮추는 대신 설탕 등 다른 원료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김 원장은“지방 함량을 낮추면 맛이 밋밋해져 인공 감미료나 당, 나트륨 등을 넣어 맛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칼로리가 오히려 증가한다”고 말했다. 인공 감미료는 섭취량을 조절하는 인체의 타고난 능력을 방해하므로 과식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저지방 식품을 먹을 때의 심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은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인 것을 아는 순간 체중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정량보다 더 먹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먹는 양 조절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기억할 것은‘저지방’이라고 광고하는 제품 자체가 고열량이라는 점이다. 지방은 반으로 줄였다 해도 열량은 꽤 높다. 저지방 식품이라고 무조건 사먹기보다 식품에 기재된 영양성분 표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자 한 봉지가 2~3회 제공량인 경우가 많은데, 영양성분 표시는 1회 제공량 기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소비자가 영양성분 표시를 잘 읽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식품의 열량과 지방 함량, 당과 나트륨 함량까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반면 식품제조업체에서는 소비자가 영양성분 표시를 좀더 보기 쉽게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하진 원장은“저지방 가공식품도 좋지만 저지방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게 영양이나 체내흡수율 측면에서 볼 때 더욱 좋다. 닭 가슴살과 살코기 등 평소 저지방 고단백식사를하는게현명하다” 고말했다.
도움말 김하진(365mc비만클리닉 수석원장), 김현숙(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