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연예인 10 명 중 2명이 자살하려 약 모으고 있어”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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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연예인들에게 감춰진 우울증은 얼마나 심각할까?

최근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출연중인 탤런트 박진희(32)씨가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연구 논문인 '연기자의 스트레스와 우울 및 자살생각에 관한 연구(2009년)‘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기자 10명 중 4명이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희 씨는 평균 월소득 1000만원 이상인 톱스타에서부터 월소득 100만원 이하인 단역 연기자까지 현직 연기자 총 260명을 직접 만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260명 중 40%인 104명은 ‘사는 것이 지겹고 죽어버리고 싶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본 적이 있다’ 등 우울감을 드러냈다. 또 ‘자살을 위해 약을 모으거나 물품을 사는 등의 준비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항목에 답한 사람도 20%에 이르렀다.

이렇게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소들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연기자에 대한 화려한 인식과 실제 나의 생활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개인적인 감정을 숨기고 연기해야 한다’,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 사생활에서도 노력해야 한다’, ‘계속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이 가장 많았다. 

특히 연기자들이 직업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 지수는 100점 만점 중 53.12점으로 자영업자(48.12)ㆍ기업근로자(48.18)보다 높았으며 우울증 지수는 고교생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연기자들은 일의 특성상 원래부터 감성이 풍부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많다. 무던한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작은 사건이나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런 기질 자체가 우울증을 더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연기자 등을 포함한 연예인들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 우울증에 더 잘 빠지거나 자살을 더 많이 시도하게 된다. 신 교수는 “연기자들은 얼굴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하는 대로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한다. 때문에 음성적인 방법인 술, 도박, 마약 등으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해소하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우울증 등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기자는 시청자나 관객들로부터 매일 평가받고 사는 사람이다. 따라서 주변의 평가에 쉽게 동요되고 이에 따른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이런 요소들도 우울증이나 자살 시도를 더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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