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돋보기 없이는 신문을 볼 수 없고, 어제 일도 깜박깜박하며, 무심코 본 거울 속자신의 모습이 낯설 때, ‘아, 나도 늙는구나’ 한숨이 절로 나온다. 불로장생을 꿈꾸며 백방으로 불로초를 구했던 진시황처럼 유난떨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젊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육체의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속도를 늦추고 좀 더 젊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뇌 노화 예방, 운동이 가장 효과적
인간의 뇌는 20대에 완전히 성숙했다가 40대가 되면서 서서히 노화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해, 60세 전후에는 뇌의 부피가 감소하는 등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두뇌 노화 현상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이는 기억기능을 지배하는 해마가 작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억력의 저하뿐만 아니라 전전두엽이 작아져 발생하는 실행기능의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실행 기능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며, 주의가 산만해도 눈앞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실행 기능의 저하는 대개 70대에 접어들 무렵에 시작된다. 처리 속도와 반응 속도가 떨어지면서, 방금 들은 새 전화번호를 전화기 버튼을 누를 때까지 잠시 저장하는 작업 기억 같은 기본 기능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뇌의 노화를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육체적 운동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노화에 따른 피질 면적의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해마 안의 새로운 신경세포 탄생도 촉진시킨다. 운동은 치매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중년부터 정기적으로 운동한 사람은 70대에 알츠하이머가 발병할 확률이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 50대에 들어서야 운동을 시작한 사람도 그 위험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뇌는 혈액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혈관에 좋은 해초와 생선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화학조미료의 일종인 MSG나 감미료 같은 식품첨가물은 뇌에도 영향을 미쳐 기억상실과 같은 뇌 기능 장애를 초래하므로 일상생활에서 화학조미료의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 쉽게 흐려지는 마음의 창문 ‘눈’
신체기관 중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기관은 어느 곳일까? 답은 바로 눈이다.
눈의 노화, 즉 노안의 시작은 개인의 굴절 상태, 동공의 크기, 개인 작업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대개 40세∼45세 정도에서 시작해 점차 그 정도가 심해지다가 60세 이상이 되면 돋보기의 도움 없이는 신문조차 읽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곳은 잘 안보이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의 눈은 멀리 보거나 가까운 것을 볼 때 수정체가 자동적으로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망막에 초점을 맺어 정확하게 물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성이 감소하는 동시에 수정체낭이 두꺼워져서 원·근 조절을 위해 모양체 근육이 수축할 때 움직이지 못해 눈의 조절능력이 상실되는 것. 실제로 우리 눈의 조절 능력은 10세 어린이의 경우 10디옵터까지 조절능력이 있다. 40세 정도는 5디옵터, 50세에는 2.5디옵터까지 내려가다가, 60세 이후에는 1디옵터 정도로 조절능력이 거의 없어져 버려 1m 안쪽의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없게 된다.
노안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평소 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을 가진다면 그 시기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책을 읽을 때 조명에 주의해야 한다. 조명은 약 400~700룩스(LUX)(백열등 한 개에 스탠드 형광등을 함께 사용하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광원을 왼쪽 위에서 비치도록 하며, 버스나 지하철 같이 흔들리는 곳에서는 독서를 삼간다. 또 TV를 볼 때는 반드시 밝게 불을 켜고 보도록 해야 한다.
양배추, 가지, 포도 등은 로돕신(눈의 망막에 있는 막대모양의 간상세포에 함유되어 있는, 붉은색의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의 재생을 도와 시력을 회복하고 눈의 피로를 푸는데 효과적. 시금치나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야채에도 루테인 색소가 많이 들어 있어 백내장과 같이 눈의 노화와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시력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간, 장어 등이 있다. 돼지고기, 유제품, 콩류 등은 눈의 근육피로를 풀어주어 노화예방에 도움이 된다.
◆ 청력의 노화, 소음으로부터 대비책 세워야
나이를 먹을수록 나빠지는 청력 역시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 노령에 따른 청각기관의 퇴화현상으로 생기는 청각장애는 40∼50대에 비롯되어 나이와 함께 진행되며 65∼70세에서는 25% 정도, 75세 이상에서는 40% 정도에서 나타난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청력이 나빠지는 증상을 느끼게 되지만, 많은 노인층에서는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 난청은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자신감의 결여 등으로 사회에서의 소외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식이, 대사, 동맥경화증, 소음, 스트레스와 유전적 소인 등이 관계가 있으며, 평생을 걸친 오랜 기간 동안 소음에 의한 청각 외상에 의한 결과로도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노인들의 청력 악화는 일반적으로 저주파음에 대한 것보다 고주파음에 대하여 심하다. 따라서 일반생활에서 별 어려움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급한 상황의 경고음 등을 듣지 못하거나 자음의 구별이 어려워지고 어음의 분별력도 크게 떨어져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의 예방을 위해서는 소음과 스트레스를 피하고 알맞은 영양 공급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평상시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철저히 관리하는 생활 자세가 필요하다. 50대 후반부터는 일년에 한 두 번씩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며, 연령이 높을수록 감기나 피로 등으로 청력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교통량이 많은 도로변, 건설 현장, 또한 기계음이 심한 직장, 오디오매체를 이용한 소음에의 노출 등도 난청의 원인이므로 가급적 소음으로부터의 대비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 =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이수주 교수, 안과 이수나 교수, 이비인후과 조진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