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심장 건강한데 흉통 지속되면… 스트레스성 '비심인성흉통'
김맑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4/06 16:07
심장질환과 정신 건강
전자회사에 다니는 김모(38·서울 강남구)씨는 심장이 쑤시고 찌릿찌릿하는 느낌이 한 달째 계속됐다. 대학병원 심장내과를 찾아 심전도와 심혈관조영술 검사를 해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증상이 2개월 이상 더 계속돼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비심인성흉통(NCCP)'일지 모른다"며 정신과로 보냈다.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비심인성흉통은 심장이 건강한데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부분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심장 통증을 일으키는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크게 3가지 설이 있다. 첫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흥분하면서 작은 혈관이 수축된다. 이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통증이 나타난다.
둘째, 스트레스로 마음이 불안하면 숨을 몰아쉬게 되는데 이때 호흡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근육이 경직된다. 그러면 근육 사이로 지나가는 혈관과 신경이 눌려서 흉통이 생긴다. 셋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 신경세포가 밀집된 영역인 '청반핵'이 과도하게 자극된다. 지나치게 자극된 청반핵은 자율신경계를 흥분시켜서 심장에 무리를 줘 흉통을 일으킨다.
비심인성흉통이 진짜 심장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환자가 자신의 심장이 건강하다고 확인해도 증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협심증 약물을 복용해도 심장은 이상이 없기 때문에 약효가 없다. 김 교수는 "흉통이 1개월 이상 이어지는데 심장내과 진단으로 이상이 없으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