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약지 길수록 마초맨'은 거짓말, 실험해 봤더니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4/05 08:55
"약지가 길수록 마초적인 남성"이라는 기존 속설을 뒤엎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여러 국외 논문을 통해 약지가 긴 남성일수록 운동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낼 뿐 아니라 성격이 남자답고, 심지어 돈도 더 잘 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연구자들은 엄마 뱃속에서 태아가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되면 약지가 검지에 비해 길어지기 때문에 약지가 긴 사람은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많아 남자다운 성격을 가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국내 연구팀이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실제로 실험을 해 봤더니 이와 같은 속설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 노준 조선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대한비뇨기과학회 최신호에 ‘손가락 길이와 정액의 질’이라는 이름의 논문을 발표했다. 노 교수팀은 대학생 자원자를 모집한 뒤 약지가 검지보다 긴 33명, 약지가 검지보다 짧은 26명으로 나눠 각각 정자검사를 시행했다. 정자는 48시간 동안 금욕한 뒤 상담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조용한 비디오검사실에서 자위를 통해 수집했다.
연구 결과, 두 그룹의 정액의 질은 모두 정상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약지가 긴 사람의 정액 부피는 3.73mL, 검지가 긴 사람의 정액 부피는 3.66mL로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정액 1mL당 정자는 약지가 긴 사람이 9439만으로 검지가 긴 사람(9868만)보다 오히려 적었다. 정자의 운동성도 약지가 긴 사람이 60.30%로 검지가 긴 사람(63.93%)보다 떨어졌다.
아직까지 의학계에서는 “손가락 길이가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5% 정도에 불과하며, 성장기의 사회적, 문화적 영향 등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