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춘곤증 날리는 짜릿한 '신맛'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3/31 09:18
신 음식 속의 유기산이 미각 자극… 식욕 돋게 해
피로회복·숙취해소에도 좋아… 위장장애 땐 공복섭취 피해야
◆신맛은 피로회복 돕고 입맛 돋워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고 '시다'고 느끼는 것은 그 음식에 들어 있는 유기산 때문이다. 식초에는 초산이, 김치와 요구르트에는 젖산이, 레몬과 오렌지 등 과일에는 사과산과 구연산이 신맛을 낸다. 이런 유기산에는 봄에 필요한 효능이 있다.
첫째, 신 음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일 만큼 유기산은 미각을 강력하게 자극한다. 이 자극은 뇌의 식욕중추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돋운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 음식을 먹으면 침이 많이 나와 식욕이 생기고 소화가 잘 된다"고 말했다. 샐러드 해파리냉채 등 대부분의 애피타이저가 신맛인 것도 이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신맛 과일은 다이어트 식품
신맛은 다이어트에도 좋다. 홍초, 흑초 등 마시는 식초와 석류 음료 등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개발된 것이 이 때문이다. 김정은 365mc비만클리닉 원장은 "산은 체내의 인슐린 상승을 억제하고 포만감이 오래가도록 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당 지수가 높은 중국 요리를 먹을 때 식초를 치고, 식초가 들어간 발사믹 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면 당지수가 낮아지고 느끼한 맛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여러 신맛 음식 중 과일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과일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할 때 많이 먹는다. 그런데 과일의 과당은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지방으로 잘 전환되고 허기를 쉽게 느끼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신맛 과일은 단맛 과일보다 당 지수가 낮고 산 함량이 높아 흡수가 천천히 이뤄져 허기가 덜 진다. 대표적인 단맛 과일인 파인애플은 당 지수가 65이지만, 신맛 과일인 오렌지와 자몽의 당 지수는 31밖에 안 된다. 제철에 수확한 레몬의 유기산 함량은 64%, 토마토의 산 함량은 7.2%다.
박희옥 가천의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과일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파인애플 메론 등 단맛이 강한 열대과일 대신 키위 오렌지 등 신맛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당도와 산도가 일정한 비율을 이루는데 신맛이 셀수록 당도가 낮다"고 말했다.
◆숙취해소에 좋은 흑초, 충치·구내염 막는 레몬
한방에서는 신맛의 가장 큰 효능으로 '해독 기능'을 꼽는다. 장석근 광동한방병원 에스메디센터 원장은 "식초의 신맛은 간을 보(補)해 해독 기능을 높인다. 술을 마시기 전 흑초를 물에 3분의 1 정도로 타서 마시거나 레몬을 한 조각 먹으면 술에 덜 취하고,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식초가 들어간 미역냉국이나 무 초절임 등을 먹으면 숙취 해소에 좋다"고 말했다.
신맛은 살균 작용도 강하다. 이철 교수는 "신 음식에 들어 있는 유기산은 세균을 싸고 있는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살균작용을 한다. 김치와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젖산이 정장제로 이용되는 것도 이 같은 작용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선회를 먹을 때 레몬즙을 뿌리는 것도 신맛의 살균 작용 때문이다. 식후 레몬을 잠깐 물고 있거나 물에 식초를 살짝 타 입을 헹구면 충치나 구내염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