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키 작고 뚱뚱한 사람에게 필요한 비타민은?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3/26 09:14
유난히 눈·비가 잦았던 3월. 올해 3월은 해가 제대로 든 적이 없어 평균 일조량이 예년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이와 같이 일조량이 부족할 때, 키가 작고 뚱뚱한 사람은 혹시나 비타민 D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체크해 봐야 한다.
2007년 미 남캘리포니아 의대와 맥길의대 연구팀이 16~24세 여성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키는 작을수록, 체질량지수(BMI)는 높을수록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타민 D가 지질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타민 D는 몸 안에서 지방과 지질 등의 물질을 대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지방질이 몸속에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남캘리포니아-맥길의대 연구에서는 비타민 D가 부족한 여성일수록 피하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의 두께도 훨씬 두꺼웠다.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정상인 그룹에서 피하 지방의 평균 총넓이는 203.3㎠, 내장지방은 24.74㎠이었지만 비타민D 부족 그룹에서는 피하지방 평균 288.1㎠, 내장지방은 44.81㎠이었다. 지방의 총량도 정상 그룹에서는 평균 21.59㎏이었으나, 부족 그룹에서는 평균 27.1㎏이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키도 작았다. 비타민 D 정상 그룹의 평균 키는 164.1㎝이었지만, 부족 그룹은 평균 162.2㎝이었다. 이동호 교수는 "비타민 D가 뼈 형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타민 D 섭취가 부족하다. 세브란스 병원이 지난 2002~2003년 병원을 찾은 어른 1200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 D농도를 조사해본 결과 30%가 비타민 D 부족증으로 나타났다. 햇볕을 쬐는 시간이 짧은 겨울에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이 여름보다 1.5배 더 많았다.
비타민 D의 혈중 농도의 정상 수치는 약 30ng/dL이다.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비타민 D를 보충할 수 있다. 하루에 15~20분 정도 햇볕을 잘 쬐어주면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 D가 체내에서 생성된다. 햇볕을 잘 쬘 수 없는 사람이라면 비타민 D 제제를 하루 400~2000IU 가량 섭취하면 정상 혈중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