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설 연휴처럼 단기간에 폭식으로 찐 살은 글리코겐의 일시적인 증가 때문이다. 살이 찐 뒤 2주일 내에 평소 식사량보다 20~30% 정도 적게 먹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전자회사에 다니는 여성 직장인 김모(31ㆍ서울 도봉구)씨는 지난 설 연휴 동안 TV 앞에 살다시피하며 명절 음식을 배불리 먹었더니 사흘만에 4㎏이 늘어 62㎏가 됐다. 설날 직전 체질량지수는 22.7이었지만, 설날 직후에는 25.2로 과체중(25 이상)이 됐다. 놀란 김씨는 급한 마음에 굶다시피 다이어트를 했고, 1주일만에 3㎏이 줄었다. 김씨는 "갑자기 찐 살은 쉽게 빠진다더니 정말인가보다"라고 말했다. 정말 단기간에 급격히 찐 살은 쉽게 빠질까? 김씨의 살은 단기간에 쪘기 때문에 금방 빠졌을까? 전문가들은 일리가 있다고 말한다.

◆단기간 찐 살은 글리코겐 상태에서 빼야

김하진 365mc비만클리닉 원장은 "설 연휴처럼 단기간에 폭식해서 찐 살은 상대적으로 쉽게 뺄 수 있다. 폭식 때문에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는 지방이 아닌 글리코겐의 일시적인 증가 때문인 경우가 많고, 글리코겐은 지방보다 빼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섭취한 음식은 우선 글리코겐이라는 몸속의 운동 에너지원으로 저장되며, 약 2주 후 글리코겐 저장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 지방으로 전환된다. 김하진 원장은 "글리코겐의 특성상 몸무게 1㎏을 글리코겐에서 빼는데 필요한 칼로리 소비량은 지방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설 연휴에 과식한 영양분을 연휴 바로 뒤에 소비하기 시작하면 적은 노력으로 쉽게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명절 뱃살'은 어떻게 빼는 것이 좋을까? 최웅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명절 음식을 과식해서 증가한 체중은 식사량만 조절해도 충분히 원래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명절 뱃살 다이어트는 연휴 뒤 2주일 이내에 살빼기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전환되어 몸 안에 쌓이기 시작하면 살을 빼기 힘들고, 지방세포가 커지는 속도 역시 점점 빨라져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다이어트 첫 보름 동안은 평소 식사량보다 20~30% 정도 적게 먹어서 몸속에 축적된 잉여 글리코겐이 에너지원으로 소비하게 하고, 체중이 회복되면 원래 먹던 양으로 돌아가면 된다. 김씨처럼 무작정 굶으면 영양 실조가 올 수 있으므로 식사량을 줄이는 기간 동안 종합영양제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이 기간을 놓치면 일반적인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식이조절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서 살을 빼야 하는 '힘든 과정'이 기다린다.

◆한방, "장 마사지 하면 살 빼는 데 도움"

한방에서는 단기간 폭식으로 체중이 증가한 상태를 '식적(食積)' 이라고 본다. 두인선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식적은 먹은 것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노폐물이 몸속에 쌓여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장 마사지 등으로 식적을 깨뜨려 노폐물을 배출하면 살을 빼는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장 마사지는 명치와 배꼽을 이은 수직선의 중간 부분을 하루 2회 이상 3분간 양손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거나 그 주위를 원을 그리면서 눌러주면 된다. 한방도 2주를 명절 뱃살 빼기의 고비로 본다. 두 원장은 "식적 상태로 2주 정도가 지나면 몸 안에 노폐물이 만성으로 축적되는 담음(痰飮)상태로 변한다. 담음 상태가 되면 노폐물을 빼기 힘들어져 살이 잘 안 빠지고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무리해서 빼면 더 나빠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기름기가 많고 칼로리가 높은 명절 음식을 삼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설 분위기 등에 휩쓸려 식이조절에 실패해 살이 찐 당뇨병·고혈압 환자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무턱대고 살을 급히 빼면 안된다. 이병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고혈압 환자가 과체중을 줄여야 하는 건 맞지만, 살을 무리하게 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공복혈당이 140㎎/㎗ 이상, 혈압이 평상시 수준보다 10㎜Hg 이상 올라간 상태가 1주일 이상 계속되면 주치의의 지시를 받아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맑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