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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번 구정 연휴는 동계올림픽과 동아시아 축구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려 짧지만 흥미로운 설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나치게 경기의 승패에 집착해서 명절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신의학적으로 경쟁심리는 나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원동력이다. 이것이 없으면 자기 발전 없이 제자리걸음이 되어 버리고 만다. 성공하는 사람은 경쟁심리를 자연스럽게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다. 심리적인 자신감이나 자부심도 경쟁심리에서 태어난다.

그런데 사회적으로는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의 경쟁심리에 부담을 준다. 모든 여건이 더 좋아졌는데 공부하고 대학 가는 것이 더 힘든 이유도,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른 퇴직을 걱정해야하는 것도 바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경쟁심리가 일상생활에서 부작용을 낳고 때로 마음의 병이 되기도 한다. 과도하고 무리한 경쟁으로 초래되는 마음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사람은 자기 비하와 우울증에 빠진다.

스포츠는 이러한 경쟁심리를 승화하여 가장 건강하게 표출하는 하는 방법이 된다. 직접 뛰는 것도 좋고, 우리 팀을 응원하는 것이어도 좋다. 팀을 만들어 승부를 겨루는 운동이어도 좋고, 나 스스로와 경쟁하며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한 운동도 좋다. 어느 경우이든 사람의 경쟁심리가 자연스럽게 발휘되도록 고안되어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다.

간혹 스포츠를 통해 대리만족을 한다는 표현을 하지만, 사실은 승화라고 해야 옳다. 승화라고 하는 심리기제는 원초적인 욕구를 사회적으로 가치를 지닌 어떤 것으로 바꾸어 표출하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마음의 작용이다. 스포츠는 자기 자신의 적극적인 심리적 참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대리만족을 넘어서서 공격성, 경쟁심리 등을 승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장치이다.  

스포츠 정신은 건강한 경쟁심리를 가르치는 교본이 되기도 한다. ‘페어플레이’라는 개념으로 압축된다고 하겠다. 정정당당하게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결과를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팀 전체를 생각하고, 내가 아닌 상대편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모든 스포츠 선수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한 경쟁심리에 심리적으로 참여시키고, 또 페어플레이 원칙을 가르쳐 주어 우리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시 페어플레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반드시 이기는 경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져도 상관없다고 미리 생각해서는 좋지 않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파이팅을 외쳐가며 열심히 응원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경쟁심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