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반주사, 갱년기 개선 효과 "있다" "없다" 논란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2/09 16:08
최근 태반주사의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에 관해 상반된 연구 두 편이 발표돼, 태반주사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두 논문에서 사용한 태반주사는 각각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이다.
강병문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태반주사가 갱년기 증상에 효과가 "없다"는 논문을 대한폐경학회지 지난해 1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안면홍조 등 갱년기 증상이 있는 40세 이상 여성 13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2주간 매주 3회 태반추출물을 주사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僞藥)을 주사한 뒤, 증상 변화를 주관적·객관적 방법으로 평가했다.
안면 홍조량과 의사가 평가한 갱년기 증상 개선점수, 혈중 여성호르몬 농도 등 객관적 평가에서는 두 그룹이 차이가 없었다. 반면, 환자의 증상 개선 정도를 평가하는 KI(쿠퍼만 지수)점수 변화폭은 태반주사를 맞은 그룹이 가짜 주사를 맞은 그룹보다 7.1점 컸다. 강 교수는 "환자들의 주관적인 성향이 개입되는 KI점수 외 항목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으므로, 태반주사가 갱년기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강순범·이유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태반주사가 갱년기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강 교수팀은 "갱년기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10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4주간 시험한 결과, 태반주사를 맞은 그룹이 가짜주사를 맞은 그룹보다 KI점수 변화 폭이 7.15점 컸다. 태반 주사는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산부인과학술연구저널 작년 12월호에 발표했다. 이 교수는 "태반주사는 호르몬 제제가 아니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 개선 여부를 판단할 때 혈중 여성호르몬 변화보다 KI점수가 중요하다. 진짜 태반주사와 가짜 주사를 맞은 그룹의 KI점수가 확실히 차이나므로 효과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미 식약청에서 갱년기 증상 개선 효능이 인정된 주사제를 둘러싸고 엇갈린 연구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일본 등 외국에서는 태반주사의 효능을 8주 동안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약청은 임상시험 평가 기간을 2주만 인정하기 때문 으로 보고있다.
또, 식약청에서 판매 허가를 내줄 때 제약사에 성분 분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마다 성분이 다른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태반 주사의 성분을 분석해 미국부인과학회지에 발표한 공미희 제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시 분석 결과 제품마다 여성호르몬, 염증물질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