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많은 색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각자의 취향을 담은 색은 그 사람의 현재 정서나 감정을 나타내 주고, 때로는 사회생활을 엿보는 지표가 된다. 이를 거꾸로 이용하면 색이나 그림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아트테라피다. 미술이나 연극, 음악 등을 이용하는 예술치료법은 이미 서구에서 각광받는 대체의학 분야다.

그중 색이나 그림을 이용해 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것을 ‘아트테라피’ 혹은 ‘미술치료’라고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컬러테라피 역시 아트테라피의 일종이다. 여기서 ‘치료’의 개념은 현대의학에서처럼 약이나 수술로 병을 없애는 적극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보다는 질병의 치료효과를 돕고 병으로 인한 힘든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게 하는 보조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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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라피, 현재 어디까지 왔나?

스위스 알레스 하임에 있는 루카스클리닉은 암을 치료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미술치료를 이용한다. 환자가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발산, 질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서양에서는 이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소아질환, 치매나 중풍 노인의 재활, 불안·우울 등의 정신신경계 질환, 악성종양 질환의 재활 및 심리치료에 유용한 보조요법으로 미술치료를 활용하고 있다.

독일은 일찍부터 미술치료가 보험에 적용된 항목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미술치료는 ‘변방’에 속한다. 의학과 미술치료가 아무 연관없이 돌아가거나 비전문가가 미술치료를 행하는 경우도 많아 여전히 효과에 대한 논란이 많다. 국내 미술치료는 의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최근 차병원 미술치료센터팀에서 유방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 논문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에 보내 1차 통과하는 성과를 얻었다.

아트테라피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과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트테라피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쏟아지고 있다. K건설사는 컬러테라피 이론에 따라 아파트를 지을 때 입주민의 건강을 위한 색을 선택하기도 한다. 아트테라피의 강점 중 하나는‘자기 표현’이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말로써 모두 표현하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말 하고 싶은 말, 표현하고 싶은 감정은 오히려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 김선현 교수는 “자기방어가 강한 현대인일수록 자기표현에 어려움을 겪지만 미술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동안 무의식 속에 갇혀 있던 감정이 쉽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아트테라피 상식, 과연 진짜일까?

Q1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만 아트테라피 효과를 볼수 있다?

‘아트테라피는 정신질환자만 받는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아트테라피가 국내에 도입될 당시 자폐증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주로 활용됐기 때문에 이런 편견이 생겼다. 하지만 이제는 암과 여러 통증질환에 두루 활용되며, 병이 없는 사람의 행복한 삶과 자아성장을 위해서도 많이 활용된다.

Q2 단순히 그림을 보고 그리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

2008년 이탈리아 바리 대학 연구팀은 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면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뿐아니라 신체적인 고통을 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감정의 해소를 통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 속 한구석에 답답함이 있는 사람이 뭉크의 그림 <절규>를 보았을 때 내가 비명을 지른 것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감정 교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감상은 단순하고 일방적인 행위이므로 직접 체험하는 것보다 효과가 일시적이며 미약하다.

Q3 그림을 못 그린다면 아트테라피의 효과가 반감된다?

아트테라피는 입시미술도, 직업미술도 아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림을 통해 드러내면서 감정을 승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니 아름답게, 보기좋게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은 갖지 말자. 아트테라피로 단기간에 뚜렷한 효과를 보려는 것도 문제다. 아트테라피는 적어도 6개월 동안 꾸준히 받았을 때 변화가 나타난다.




강수민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