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보다 2~3배 비싸
다양한 서비스는 전문병원이 더 많아
◆'중복 검사' 많은 전문 검진
전문 검진은 기본 건강검진 항목 외에 특정질환에 대한 위험요인이 있거나 특정질환을 염려하는 사람에게 장기별, 질환별 진단력을 강화한 프로그램이다. '암전문', '폐정밀', '심장SET', '부인과특화' 검진 등이 있으며, 비용은 기본검진의 2~4배 정도인 150만~250만원이다.
요즘에는 기본 검진 외에 전문 검진을 더 많이 찾는데, 이 전문 검진 프로그램에는 전문검사라는 명목 아래 대상자의 중증도, 질환의 유형 등에 따라 검사항목이 나눠지지 않은 채 관련검사가 모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장정밀 검진'이다. 대부분의 대학병원에 있는 심장정밀 검진 프로그램은 기본 검진에 들어있는 심전도 외에 심장초음파, 심장운동부하, 심장CT, 심장관련혈액검사 등 전문적인 심장관련 검사가 모두 들어있다. 기본검진 비용에 47만~100만원이 추가된다.

강미자 서울성모병원 건강증진의학과 교수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다고 무조건 심장CT를 찍을 필요는 없다. 증상에 따라 심장초음파나 심장운동부하검사 등을 선택해 받으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건강검진센터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심장정밀 검진을 수검자의 중증도나 수검자에게 예상되는 심장질환의 종류에 따라 세 단계로 세분화시켰다.
다른 예로는 뇌정밀 검진 프로그램이 있다. 뇌혈관 건강을 알아보는 100만원 짜리 서울성모병원의 뇌세트 프로그램은 뇌MRI와 뇌MRA(MRI와 뇌혈류검사를 합친 검사)로 구성돼 있는데, 뇌MRI검사는 뇌종양 등 뇌 구조를 위주로 보는 검사이고 뇌MRA는 뇌 혈관을 보는 검사로 굳이 같이 받을 필요가 없다.
◆더하기만 되고 빼기는 안되는 검진항목
대학병원 검진 프로그램은 '패키지'로 돼있어 검사항목을 빼는 것이 어렵다. 실제 기자가 직접 건강검진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본 검진 프로그램에서 일부 항목을 빼고 싶다고 요청해봤으나, 대부분의 병원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대장내시경, 갑상선초음파 등 원하는 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쉽게 가능했고, 이 경우 비용은 10만~20만원씩 늘어났다.
이에 대해 최재원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은 "검사항목 중 일부는 예약을 하거나 결과를 기록할 때 쓰이는 코드를 하나로 묶어 놓아서 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묶은 코드를 왜 풀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김동희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 기획홍보담당 교수는 "기본 검진 프로그램은 각 장기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이 항목 저 항목을 삭제하면 건강상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건진센터라고 모두 '명의'는 아냐
대형 대학병원에는 '건강의학과'라는 진료과가 따로 있어 각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상주한다. 따라서 건강검진 시 문제가 발견되면 별도의 외래진료 없이 간단한 진료를 바로 받을 수 있다. 최 소장은 "대부분 병원은 건강검진 시 발견된 용종을 현장에서 제거할 시스템이 없다. 하지만 우리병원은 작은 용종은 검진 도중 즉시 떼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병원은 몇 달씩 기다려야 한다. 건강검진 담당 의료진이 모두 해당 진료과 교수인 것도 아니다.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의 경우 의료진이 진료교수 16명, 임상교수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즉 전문의 자격증을 갓 딴 의사가 절반 이상이라는 얘기이다.
◆작은 병원도 전문가가 검진
대학병원 측이 2차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가장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2차 병원에는 내시경이나 CT검사를 전문적으로 시행·판독할 전문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2차 병원 중 검진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의 경우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한다.
일부 전문 검진센터는 병리과 전문의와 검체판독시설이 있어 혈액검사나 바이러스검사를 자체적으로 판독한다. 또 이런 전문병원은 검진을 1년에 10만~30만건 시행하므로, 의료진의 숙련도 역시 대학병원에 못지 않다. 또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모든 검사를 반드시 하루에 받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나눠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