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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말자.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경제적 비용 지출이 1조857억원에 이른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적절한 방법에 쓰이는지가 더 의문이다.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던 다이어트 치료와 시술, 수술에 관한 소문들의 진실을 알아봤다.

다이어트 약은 체지방을 분해시켜 준다?

비만 치료를 결심할 때 대부분 먼저 다이어트약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가 없는 결과는 없다. 약만으로 체지방이 분해되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세상에 ‘비만’이란 말은 없을 것이며, 세기의 명약으로 꼽히지 않았을까?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약은 ‘제니칼’처럼 지방 흡수를 막는 지방분해효소억제제와, ‘리덕틸’처럼 뇌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식욕억제제로 구분된다.

둘다 지방을 분해하거나 파괴하는 능력은 없으며, 위장장애·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있어 장기 복용은 피한다. 다이어트약은 아니지만 카페인이나 카르니틴 성분이 들어간 다이어트용 일반 의약품도 에너지 대사를 높여 주는 데 그친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군은 CLA, HCA 등이다. 현재 식품의약청안정청에서는 공액리놀렌산, 히비스커스 복합추출물, 대두배아 열수 추출물,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껍질 추출물에 한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이 성분들은 식품에 들어가며 식욕억제, 체중감량, 체지방분해에 보조적인 도움을 줄 뿐이다.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트는 체지방이 빠지는 것이다. 다이어트약은 체지방이 더 쌓이는 걸 막는 역할이 더 크다. 일찌감치 체지방을 분해해 줄 것이란 믿음은 버리는 게 낫다.

한약 속 마황 성분이 없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이 ‘마황’이 살을 빼주는 핵심 한약 성분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마황은 약에 들어가는 수많은 원료 중 일부일뿐 체질에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다. 려한의원 정현지 원장은 “마황은 폐기능을 보호해 주는 호흡기 관련 약재라고 보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이어트 한약을 만들 때 왜 마황을 사용하는 걸까? 정현지 원장은 “운동을 하면 호흡이 빨라져 에너지 소모가 더 커진다.

마황은 호흡기 기능을 보호해 똑같은 양의 운동을 했을 때 더 높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계에 기름칠을 해주는 ‘부스터(Booster)’ 역할인 셈이다. 마황을 지나치게 많이 쓰면 탈모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마황의 성질을 중화시키는 약재를 함께 사용한다는 게 한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할 때 한약만으로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항상 운동하기, 활동량 늘리기, 생활습관 바꾸기 등의 균형이 맞춰져야 정상적인 다이어트가 이루어진다.

위를 잘라 내는 것만이 최선이다?

할리우드 스타의 사진을 검색하다 보면 짧은 시간 동안 몰라보게 날씬해진 몇몇 스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다이어트 비법이 ‘베리아트릭 수술’이라고 한다. 베리아트릭은 수술적 방법으로 위를 작게 만들거나 위가 아닌 소장으로 음식물을 우회시켜 음식의 양과 영양분을 제한하는 방법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식욕이 왕성하고 다이어트 의지가 약하더라도 평소보다 섭취되는 음식물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베리아트릭 수술의 효과가 빠르다고 해서 누구나 수술대 위에 오를 수는 없다. 평균적으로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자나, 다른 치료를 했는데 전혀 소용이 없는 비만환자의 마지막 수단으로 이용된다. 수술을 걱정스러워하는 이들을 위해 요즘에는 위절제술 대신 위밴드술을 시행한다. 위 상단부를 조절형 실리콘 밴드로 감싸 음식물이 들어가는 통로의 넓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절제술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나중에 제거가 가능하고, 복강경 수술 부작용도 없으며 밴드 폭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술로 고도비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만을 치료하는 시술은 어떤 것일까? 지방흡입, 메조테라피, PPC, 카복시테라피 등 많은 치료법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중 진짜 비만치료 시술은 없다. 모두 비만을 해결하는 시술이 아니라 체형을 교정하는 시술의 범위에 들어간다. 내장지방은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비만치료라 부르기 어렵다. 실제 비만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은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을 빼 생활습관병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상태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 수술 등을 적절하게 이용한다.




강수민 헬스조선 기자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