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식습관 등 달라진 것이 없는데 점점 허리에 살이 붙으면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사람들은 대부분‘나잇살이야!’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살이 찌는 것일까? 각종 질환의원인이 되기도 하는 일명 ‘나잇살’, 그 궁금증을 풀어 보았다.
Q 하루가 다르게 바지 사이즈가 늘어납니다. 딱히 많이 먹지도 않는데 왜 그런 걸까요?
A 젊었을 때와 같이 식사를 하고 활동량도 크게 줄지 않았는데 찌는 살이 나잇살이다. 나잇살이 찌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초대사량의 감소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칼로리 중에서 호흡, 체온, 심장박동등 생명유지에 쓰이는 것을‘기초대사’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줄어 들어 기초대사량이 감소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기초대사량은 약 1% 감소하며, 여성의 감소량이 남성보다 크다.
두 번째는 호르몬의 감소다. 성장호르몬은 어릴 때 키를 크게 하고 근육을 튼튼하게 하지만, 성인의 몸에서는 지방을 전신에 골고루 분포시키는 역할을 한다. 20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60세가 되면 20대의 반 정도만 분비되어, 지방이 복부에 집중적으로 쌓이게 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도 비만의 원인이다.
Q 요즘 입맛이 바뀌었는지 평소처럼 요리를 해도 가족들이 자극적이라고 합니다. 1년 새 살이 찐 것 같은데 이것과 관련이 있을까요?
A 혀에는 미각세포가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미각세포가 퇴화해 맛을 느끼는 능력이 떨어진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나이가 들수록 여러 가지 질환으로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약물이 맛을 인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전과 동일한 강도의 맛을 느끼기 위해 더 자극적으로 조리하게 된다. 폐경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로 침이 말라 입안이 쓰리거나 화끈거리면서 미각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단맛과 짠맛에 대한 감각이 둔화된다. 나이가 들수록 음식을 짜고 달게 먹는 것은 나잇살 증가로 이어지므로, 미각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대구 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예미경 교수는“미각을 섬세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 침은 미각의 전도 역할을 하므로 천천히 충분히 씹어서 맛을 음미하는 습관을 들인다”고 말했다.
Q 30대 후반의 남성인데 가슴에 자꾸 살이 찝니다. 10년 전만 해도 탄탄하고 보기 좋았는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A 나잇살이 찌면 남성의 체형은 사과형(상체비만), 여자는 배형(하체비만)으로 변한다. 남성이 나이가 들면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하게 줄어 들어 근육이 점차 감소한다. 365mc 비만클리닉의 김정은 원장은“지방량이 많아지면 지방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이것이 여성형 가슴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여성형 가슴은 살을 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 섭취 칼로리만큼 소모하면 살이 더 이상 찌지않는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것이다. 식사할 때는 단백질,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게 식단을 구성한다. 단백질은 소화·흡수·배설 과정이 복잡해 분해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근육량도 늘일 수 있어 효과적인 영양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