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임신·출산 중 '수난'
비틀어짐 바로잡지 않으면 뱃살·만성요통 등 만들어

모유 수유·이유식과 함께 아기를 낳은 여성의 최대 관심사가 산후 다이어트다. 최근에는 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골반 다이어트를 산모에게 적용한 '산후 골반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정원석 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골반은 임신·출산기간에 벌어지고 틀어지는 등 수난을 겪는다. 산후에 골반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임신으로 불어난 살이 복부·허벅지에 몰려서 잘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반 틀어지면 배 살찌고 가슴·엉덩이 처져

골반 다이어트의 핵심은 신체의 중심인 골반이 비틀어지면 몸 전체가 비틀어지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몸 이곳저곳에 살이 붙게 된다는 것이다. 임신 중기부터 출산 직후까지 골반은 태아와 양수가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약 5㎏에 해당하는 무게를 지탱해야 하고, 아이의 머리가 자궁을 원활히 빠져나가도록 좌우로 쫙 벌어지는 '수난'을 겪는다.

양재혁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출산 직후 산모의 골반을 엑스레이로 찍어보면, 좌우 골반 사이 인대가 손상되고 골반 아랫부분이 1.5㎝가량 벌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출산 후 허리를 똑바로 펴고 서 있기 힘들거나 허리·등에 통증이 있는 것은 벌어지고 손상된 골반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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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3일째부터 6개월까지 골반 주위 근육과 복근을 단단하게 만드는 '산후 골반 다이어트'를 하면 출산 전 몸매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임신으로 골반에 변화가 생기면 신체 곳곳에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첫째, 복부에 살이 찌고 가슴과 엉덩이 살이 처진다. 골반이 비틀어지면 척추 주변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는데, 그 결과 복부·허벅지 등에 체액이 정체돼 원하지 않은 부위에 살이 붙는다. 출산으로 늘어난 복근도 산후 체형 변화에 영향을 준다. 만삭일 때에는 복근이 최대 40㎝까지 늘어난다. 특히 가슴과 허리를 연결하는 복직근이 느슨해지면서 가슴과 엉덩이 살이 축 처진다.

둘째, 자세가 비뚤어진다. 정 교수는 "임신하면 배가 불룩하게 나오면서 체중이 앞으로 쏠려 허리뼈는 앞으로 휘고 엉덩이뼈는 뒤로 쭉 빠진다. 산후 6개월까지 운동 등으로 골반 위치를 복원시키지 않으면 변형된 척추가 그대로 굳어져 만성 요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복근운동·골반 조이기 운동해야

산후에는 골반주위 근육과 복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출산 다음 날부터 곧바로 배에 무리하게 힘을 주면 회음부에 통증이 생기거나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시기별로 방법을 조금씩 다르게 해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제왕절개를 했을 때에도 자연분만을 했을 때처럼 똑같이 근육에 손상이 가해지므로 운동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최근 일본에서 임신·출산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산후 골반 다이어트'의 국내 번역본(비타북스 펴냄)에 소개된 운동법 일부를 소개한다. 운동은 산후 3일째부터 틈날 때마다 하는 것이 좋다. 난산 등으로 골반이 1.5㎝ 이상 과다하게 벌어졌거나 출산 후 허리·골반 등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운동 외에 골반 거들 착용, 재활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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