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물어보기 민망해 묻어 두고 있지만 왠지 찜찜한 이 증상
선생님, 혹시 이것도 병인가요?

살다 보면 ‘이게 병일까, 아닐까?’ 싶은 증상이 한두 가지 있게 마련. 병원에 가려니 아무것도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떠는 것 같고, 안 되겠다 싶어 막상 병원에 가려니 어느 과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이 ‘몹쓸’ 증상들. 혼자만 고민했던 15가지 증상에 대한 전문가 8인의 명쾌한 답변을 공개한다.

Q 아이가 손가락을 펼 때 ‘딸깍’ 소리가 많이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양수(강남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어린 아이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나면 ‘방아쇠 수지’를 의심할 수 있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굴곡건)과 이를 잡아주는 활차(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손가락 힘줄이 활처럼 튀어 나오는 현상을 막아주는 섬유형 터널) 사이에 마찰이 생겨서 발생한다. 방아쇠 수지가 심하면 손을 움직일 때 매우 아프고, 손가락이 잘 안 펴지기도 한다. 약물이나 주사요법으로 치료하며, 치료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면 수술해야 한다. 손가락을 펼 때 단지 소리만 나고 통증이 없다면 일시적인 현상이며 몇 주 내로 사라진다. 만약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다.

Q 밤에 잘 때나 아침에 일어날 때 쥐가 자주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박세진(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교수)
쥐는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직에 저산소증이 생기거나 신경 손상으로 인해 손상된 부위의 원위부(심장으로부터 먼 곳)에서 신경 전도 이상이 생기면 쥐가 난다. 밤에 잘 때 또는 자고 난 다음 쥐가 나면 잠자는 자세 때문에 특정 부위의 혈관이나 신경이 압박을 받는 게 보통이다. 압박 받는 시간이 길지 않게 잠자는 자세를 고치면 증상은 사라진다. 따라서 이는 병이라기보다는 정상적인 신경이나 혈관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면 시간 이외에도 쥐가 나거나 외상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고령의 환자나 당뇨병 환자 등은 병원에 가서 간단한 검사(혈액순환 검사, 근육기능 검사, 근전도 검사 등)를 받아보는 게 좋다.

Q 양치질할 때마다 ‘꺽꺽’ 소리가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상우(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양치질할 때 구역질이 난다고 해서 병은 아니다. 이물질이 혀의 뒷부분이나 목의 앞쪽에 닿을 때 구역질이 나는 건 정상이다. 이는 이물질을 배출하려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구역질 반사’라고 한다. 이를 닦을 때 칫솔을 너무 깊숙이 넣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너무 아픈데, 이것도 병인가요?

A 조영규(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몇 시간씩 앉아 있으면 엉덩이나 허벅지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한쪽으로 기울여 앉거나 구부정하게 앉으면 특히 그렇다. 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신체의 한 부분만 지속적인 압력을 받고, 이로 인해 일부 근육만 수축될 수 있다. 심해지면 허리, 엉덩이, 허벅지 근육의 근육통과 좌골 신경통 등이 유발된다. 오래 앉아 있어야 할 때는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들이며, 1시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Q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조영규(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술을 마셨을 때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블랙아웃(Black Out)’이라 한다. 이는 음주에 의해 기억 형성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뇌의 기억 형성 능력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나중에 알코올성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절주 내지 금주해야 한다. 블랙아웃 현상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올라갈 때 발생하므로 술을 마실 때 천천히 마시고 빈속에 마시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Q 하이힐을 자주 신어서인지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드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태윤(강남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질환은 ‘발톱 내 성장증(Ingrowing Nail)’인데, 이는 주로 엄지발톱에 발생한다. 발톱 내 성장증은 잘 맞지 않거나 폭이 좁은 신발을 신었을 때 생기기 쉽다. 발톱 내 성장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발톱 측면에 솜 꾸러미 등을 넣어 지지대로 작용하게끔 해 치료하며, 심하면 파고든 발톱의 측면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심한 통증은 물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미리 방지하는 것이 좋다.

Q 눈을 뜨고 자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뻐근한데, 이것도 병인가요?

A 최철영(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
눈꺼풀이 완전히 감기지 않는 토안(토끼눈증)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대신 눈꺼풀에 염증이 있거나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이 뻐근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의 분비량이 적거나 눈꺼풀의 염증 등으로 인해 눈의 증발이 많은 경우에 생긴다. 특히 눈꺼풀의 염증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은 아침에 그 증상이 더 심하다. 눈이 뻐근한 증상이 오래 되었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




Q 40대 중반의 남성으로 10년 넘게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운동할 때 땀이 많이 나지 않았는데, 최근에 갑자기 땀이 많이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박민선(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병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몸은 체온이 높아지면 땀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수분 섭취량에 변화가 있었는지 체크해보자. 예전에는 수분 섭취가 적어 땀이 덜 났다면, 최근에야 수분 섭취량이 적절하게 되어 땀을 제대로 내보내게 된 상황이라 판단된다.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는 볼 수 없다.

Q 아이 시력이 검사할 때마다 다른데, 이것도 병인가요?

A 최철영(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
아니다. 시력 검사 결과는 시력표의 인쇄 정도, 시력표의 밝기, 실내 조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시력을 측정할 때는 눈을 크게 뜨고 찡그리지 않는 게 좋다. 한쪽 눈을 가리고 시력을 검사할 때 눈알을 압박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강한 빛 자극을 받았을 때는 5분 정도 지난 뒤 검사하는 게 좋다. 안구건조증이나 안구 표면의 질환 등도 시력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Q 잠자리에 드는 밤이나, 새벽만 되면 기침을 자주 합니다. 이것도 병인가요?

A 조영규(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 몸은 기침을 통해 이물질이나 점액을 폐에서 제거한다. 따라서 기침을 하는 건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기침이 계속된다면 기침을 하도록 자극하는 자극원이나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 기침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흡연, 후비루 증후군(코와 목에서 분비하는 점액이 인두에 고이거나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생기는 증상),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있다. 기관지 천식 때문에 발생하는 기침은 특히 밤에 심하다. 밤에 심해지는 기침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기관지 천식 등의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Q 머리에 손을 대보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땀이 많이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태윤(강남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우리 몸은 중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체내항상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한 여러 구조의 분비 기능을 가진다. 머리카락은 체외로 배출되는 열을 최소화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머리에 손을 얹거나 머리카락에 손을 넣으면 열감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땀이 과도하게 분비돼 불편하다면 땀 과다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땀 과다증이 의심되면 먼저 피부과를 방문해 땀 과다증의 원인이 땀샘 자체에 있는 것인지, 약 복용에 의한 2차적인 현상인지, 중추 기능의 비정상적인 활동에 의한 것인지를 살펴본 뒤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Q 담배를 많이 펴서 그런지 혀가 약간 검게 변한 것 같은데, 이것도 병인가요?

A 조영규(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검은 혀(Black Hairy Tongue)는 혀의 뒷부분의 유두에 케라틴이 축적돼 발생한다. 검은 혀는 흡연자나 항생제·제산제 같은 약물 치료를 한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검은 혀는 미용상의 문제와 구취 외에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검은 혀가 신경 쓰인다면 유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담배를 핀다면 무엇보다 먼저 금연해야 하며, 양치질할 때 혀를 잘 닦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몸이 더워집니다. 그런 일이 며칠 계속되면 몸에 물집 같은 게 생기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태윤(강남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는데, 이때 여러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체내 온도가 높아진다. 높아진 체내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우리 몸은 땀을 배출한다. 땀이 표피로 분비되는 도중 땀관이나 땀관 구멍의 일부가 폐쇄되어 땀을 배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땀띠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땀띠는 피부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 상부의 부종으로 발생하며, 물집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땀띠는 신생아나 발열성 환자에게 잘 발생하며, 대개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된다.

Q 생각 안 하려 해도 자꾸만 배우자의 불륜이 의심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김태석(성가병원 정신과 교수)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가 잘 유지되고 있다면 배우자의 불륜이 지속적으로 의심될 리 없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고 심지어 배우자의 불륜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것을 정신의학에서는 ‘질투형 망상 장애(일명 ‘의부증’ 혹은 ‘의처증’)라고 한다. 우울 장애, 불안 장애가 있어도 배우자를 의심하는 증상이 일정 기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한다고 무조건 병이라고 볼 수도 없다. 막연히 배우자의 불륜이 의심된다면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배우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Q 일주일에 2~3일 아침마다 코피가 나는데, 이것도 병인가요?

A 박민선(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코피는 코 점막이 건조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자꾸 코를 만지고 자극을 줄 때 많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피가 자주 나면 수분 섭취를 더해 코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호흡수가 빨라져 코 점막이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헬스조선 김민정 기자 | 취재협조 강북삼성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인제대 서울백병원, 서울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