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헬스조선 공동기획]
보건소의 방문건강관리 <끝>
독거노인·장애인 등 의료사각 158만명 관리
84%가 "건강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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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 말초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김종길씨가 보건소에서 나온 간호사와 물리 치료사에게 전기자극기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어머, 어르신 이제 젊은이처럼 걸어다니시네요. 저하고 달리기 시합하실래요?"

지난 23일 오후 내내 경기도 시흥시의 조그마한 빌라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보건소에서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시흥시 보건소의 맞춤형방문건강관리를 받고 있는 김종길(70)씨를 방문한 날이었다. 김씨는 4~5년 전부터 원인불명의 말초신경병증 때문에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화장실 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 병에 걸리면 손발 감각이 일반인보다 둔해지고, 근육 기능도 약해진다. 12년째 앓고 있는 당뇨병도 김씨 부부를 시름에 잠기게 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하던 아내마저 3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몇 개월 전부터 김씨는 적어도 집안에서는 혼자 힘으로 거동을 하고 있다. 당뇨도 좋아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300㎎/dL까지 치솟던 식후 혈당이 지금은 130~140㎎/dL로 잘 조절되고 있다. 보건소에서 맞춤형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고 난 다음부터다.

김씨를 담당하는 간호사 이종화씨는 "처음 어르신을 만났을 때는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고 실의에 빠져서 하루도 빼지 않고 막걸리만 드시면서 자포자기한 상태였어요. 당뇨 관리도 전혀 안 되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시흥시에서 맞춤형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는 8000여명 중에서 가장 모범생이세요"라고 말했다.

김씨의 부인은 올 초 침을 맞으러 보건소에 갔다가 맞춤형방문건강관리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위해 바로 서비스를 신청했다. 차상위계층이며 만성질환이 있는 김씨는 대상자로 선정돼 지금까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우선 당뇨 관리를 위해서 간호사와 영양사가 김씨 집을 찾아 혈당 체크를 해 주고 영양 교육을 실시했다. 영양사는 당장 김씨의 술부터 끊게 했다. 식단도 잡곡밥 위주의 당뇨식으로 바꿨다. 부족한 하지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물리치료사가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전기자극치료와 근력강화 운동을 실시했다. 그리고 4~6월에는 시흥시 보건소에서 주관하는 허약노인 관리 프로그램에 참가해 스트레칭법과 운동법, 인지기능 개선 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교육받는 날마다 보건소에서 저희 집까지 찾아와 태워주고, 또 교육이 끝나면 데려다주기를 10주간 했습니다. 중간에 어버이날이 있었는데, 이분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면서 예쁘게 포장된 떡을 선물로 주더군요. '자식들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받았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제가 복지부와 시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김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김씨의 담당 방문 간호사인 이종화씨는 "앞으로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서 많은 분이 이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2007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는 맞춤형방문건강관리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간호사ㆍ물리치료사ㆍ영양사ㆍ치위생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팀이 대상자의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전국 보건소에 소속된 2700여명의 의료 인력이 158만명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10월 맞춤형방문건강관리 사업 대상자 중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1%가 "서비스를 받은 후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독거노인이나 다문화가정, 장애인 가정 등 건강 문제를 가진 취약계층 가정 중에서 방문 간호 도움이 필요한 경우 거주지 보건소로 문의하면 된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