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특정한 소리 들으면 청력 좋아진다고?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환자들 이명 악화 호소 "청각 검사용 기기로 근거 없이 허위 광고"
대한이과학회 공식 입장

난청 환자 이모(60·서울 구로구)씨는 지난여름 '하루에 1~2시간씩 특정 주파수의 음을 들으면 청력이 좋아져 한 달 만에 보청기를 벗을 수 있다'는 인터넷 게시물을 보고, 이 치료법을 시술하는 클리닉을 찾았다. 이 클리닉은 국내의 한 의료기기 업체가 개발한 음향자극기를 사용하는 네트워크 병원이었다. 이씨는 한 달에 6회 귀에 이어폰을 꽂고 1시간 동안 청력검사할 때 들리는 소리와 유사한 '띠-' 하는 음향을 듣는 치료와 체내 수은을 제거하는 중금속 제거 주사를 맞았다. 음향자극기 치료비 60만원과 중금속 제거 주사비용 220만원 등 1개월 반 동안 280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씨는 "청력은 좋아지지 않았고, 2주 뒤부터 오히려 이어폰에서 나는 소리가 잔상으로 남는 이명이 시작됐다. 1개월 반이 지나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두통까지 생기고 이명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다른 이비인후과에서 이명 치료를 받고 있다.

난청과 이명은 원인이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약물 주사나 수술 등이 의학적으로 공인된 치료법이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쉽게 좋아지지 않아 만족할 만한 치료가 어렵다. 그러나 이 기계를 사용하는 병원은 "청각세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을 130가지 이상으로 나눠 검사해 손상된 소리 영역군을 찾고, 특정 자극의 음을 들려줌으로써 둔화된 청각세포를 활성화해 난청을 치료한다"는 치료법을 내세운다.

하지만 최근 이씨처럼 특정한 음향자극기를 이용한 난청·이명 치료를 받았다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증상이 악화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차도가 없다", "이명이 심해졌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얼마 전 보건복지가족부와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소속 대한이과학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마련했다.

첫째, 해당 업체의 음향자극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치료용 의료기기가 아니라 음향을 이용해 청각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용 기기로 인정받았을 뿐이다. 둘째, 해당 기기가 청각 세포의 손상된 청력을 어떤 변화를 거쳐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 자료가 없다. 실제 환자에게 적용해 과학적인 근거를 도출한 연구 결과도 없다. 따라서 이 치료로 난청이 회복된다는 광고는 과대 혹은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 셋째, 이 업체에서 각종 학회에 발표한 데이터는 거의 모두 구연(口演) 발표일 뿐, 공식적인 논문 심사 과정을 거쳐 채택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소리 치료의 효과를 입증할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광선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이과학회 회장)는 "음향자극 검사기기 등을 이용한 의학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치료법을 사용하면 난청·이명 환자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해 학회 차원의 조사를 했다. 정부에서 공식 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일부 환자가 주장하듯 음향자극기로 발생시키는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들으면 난청·이명이 악화된다는 근거는 없다. 난청·이명은 원래 스트레스, 피로 등 원인 모를 이유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음향자극기는 아직 죽지 않아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청각세포를 자극해 청력을 개선하는 원리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발표된 이후 이 방법을 이용해 호전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난청·이명과 인체 내의 수은 함량은 아무 관계가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난청·이명 환자에 대한 중금속 제거 주사는 개별 병·의원에서 독자적인 판단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본사의 음향자극기를 이용한 치료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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