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칼슘 함유량을 자랑 ' 김'
김의 칼슘 함유량은 100g당 490mg으로 우유 100g 당 110mg보다 4배 이상 높다. 하지만 하루에 김을 100g을 섭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칼슘이 다량 함유된 다른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칼슘은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 중 하나다. 2005년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세 유아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칼슘의 섭취량이 기준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은 뼈 성장과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칼슘 부족 상태가 계속 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요통, 어깨 결림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뼈가 부서진다. 혈액순환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칼슘은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한다.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만한 아프리카인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칼슘 조절 실험을 한 결과 ‘체지방 축적과 칼슘 섭취량이 서로 반비례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면 칼슘의 체외 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급적 소금을 가미하지 않은 김을 먹는 것이 좋다.
김을 즐겨 먹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외국에서는 피부미용을 위한 팩 재료로 쓴다). 두 나라에서 모두 인기 있는 식품이니만큼 ‘원조 논란’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국내 최초의 김 양식자인 김여익은 1640년 경 참나무 가지에 걸린 이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나무를 갯벌에 꽂는 방식으로 광양에서 김을 양식하기 시작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김여익의 김 양식이 세계 최초의 김 양식이라 주장하는 일본의 겐로꾸 시대(1688~1703년)보다 60년이 앞선다. 오늘날에는 완도와 서천, 신안 등지에서 양식한 김이 품질과 맛을 인정받고 있다.
Tip 김을 맛있게 먹는 법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고 만졌을 때 탱탱한 탄력이 느껴지는 것, 물에 넣었을 때 부드럽게 풀어지고 불에 구웠을 때 선명한 녹색으로 변하는 것이 좋은 김이다. 김이 채취되는 1월에서 4월 사이에 먹을 때는 기름을 바르지 말고 그냥 구워 먹거나, 양념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궁중음식연구가 한복려 원장은 “김을 집에서 구울 때는 기름 바른 쪽이 맞닿게 두 장을 겹쳐 구워야 한 장씩 굽는 것보다 영양 손실이 적고 오그라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 습기에 약하다. 공기 중의 물기를 잘 흡수하는 편이므로 오래 보관할 때는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눅눅해진 김은 전자레인지에 약 10초간 돌리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새롭게 각광받는 웰빙 식품 '매생이'
남도지방의 특산물인 매생이는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해조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을 양식하던 어민들에게 눈에 띄면 제거해야 할 존재였다. 하지만 매생이가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으면서 최근에는 매생이 양식에 김이 붙으면 난리가 난다. 겨울철 장흥, 완도, 강진 등 깨끗한 바다에서 햇빛과 갯물만으로 자라고 양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싼 편이다. 채취한 지역에서 대부분 소비했기 때문에, 수도권의 마트에서 냉동 매생이를 볼 수 있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매생이는 생김새가 언뜻 파래와 비슷하다. 자세히 보면 파래보다 가늘고 부드러우며 다른 해조류와 달리 단맛이 난다. 현지에서는 주로 굴을 넣고 국을 끓여 먹는데, 담백하고 시원해 해장음식으로 사랑받는다.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라는 말이 있는데, 아무리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아 모르고 먹었다가 입을 데는 일이 많아 생겨난 말이다. 매생이가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약한불로 잠깐 익히는 것이 좋다.
매생이는 칼슘 함량이 100g당 574mg, 철 함량이 100g당 43.1mg으로 높은 편이다. 철은 체내 흡수율이 약 8% 정도로 낮아 결핍되기 쉬운데, 매달 생리로 결핍증상이 나타나기 쉬운 여성에게 더욱 필요한 영양소다. 철은 몸의 각 기관에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해 부족하면 어지러움 등 철 결핍성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매생이가 여성에게 좋은 이유는 또 있다.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조금만 먹어도 금방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 좋다.
Tip 매생이를 맛있게 먹는 법
수도권에서는 대부분 냉동 매생이를 판매한다. 먹기 좋게 나눠 냉동보관했다가 먹을 만큼만 실온에서 녹여 조리한다. 생매생이를 맛보고 싶다면 현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생매생이의 보관 기간은 3~5일 정도로 짧다. 워낙 가늘어 흐르는 물에 씻다 보면 반 이상 없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밀가루 반죽할 때 매생이를 넣으면 특유의 독특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고, 반죽이 더욱 쫄깃해지니 활용해보자.
뛰어난 항산화 식품 '파래'
파래는 해조류 중 항산화 효과가 가장 뛰어난 식품이다. 2005년 10월 한국식품영양과학회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한국산 5종 해조류의 항산화 효과와 총 폴리페놀 함량과의 관련성’이라는 논문을 실어 미역, 다시마, 톳, 파래, 김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파래의 항산화 효과가 가장 우수했고, 과산화지질이 단백질과 결합하는 반응을 효과적으로 저해했다고 밝혔다. 파래는 항산화, 항노화 효과를 가진 폴리페놀 성분이 8.97mg/g(건조무게) 들어 있다. 이는 연구 대상이었던 5종의 해조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폴리페놀 성분은 각종 세균을 제거하고, 치주염을 예방해 잇몸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효능에도 불구하고 파래는 파래김이나 파래무침 외에 특별한 조리법이 없는 식품이다. 최근에는 제주연안에 구멍갈파래와 가시파래가 크게 번식해 썩으면서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제주도와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파래의 환경친화적 처리 및 바이오소재 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연구에서 파래가 염증인자 억제 효과가 우수하고, 각질세포를 통한 세포독성 실험에서도 무해한 것으로 밝혀냈다. 여드름,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창자파래의 경우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 함량이 100g당 1만7260ug이다. ‘베타카로틴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당근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한 양만큼 비타민A로 변하고 나머지는 축적되는데, 축적된 베타카로틴은 폐암과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등 독자적인 역할을 한다. 흡연자에게 파래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타민A는 피부와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Tip 파래를 맛있게 먹는 법
파래는 선명한 녹색에서 자랄수록 어두워진다. 어린 잎이 연하고 감칠맛나며, 광택이 나는 것이 좋은 것이다. 찬물에 흔들어 씻고, 물기를 꼭 짜서 조리한다.
산후 조리 필수 식품 '미역'
출산 후 미역을 많이 먹는 것은 사람이 고래를 통해 배운 것이다. 당나라의 옛 문헌인 ≪초학기≫에는 ‘고래가 출산 후 미역줄기를 뜯어먹는 것을 본 고려인들이 산모에게도 미역을 먹였더니 산후조리에 탁월한 효과를 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역 100g에는 요오드가 116mg이나 들어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의 원료 성분으로, 갑상선 호르몬은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갑상선 호르몬을 많이 빼앗기는데,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진대사율이 떨어져 출산 후 갑자기 살이 찌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요오드를 보충하자고 무조건 미역만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미역에는 단백질, 비타민 등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또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전재석 교수는 “필요 이상으로 요오드를 섭취하는 경우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나 분비를 줄이려고 한다. 따라서 기존의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가지고 있던 환자라면 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에는 평소보다 활동량이 적어 변비에 걸리기 쉽다. 미역은 산모의 변비 해결에도 효과적이다. 미역의 끈끈한 점액성 물질은 식이섬유의 일종인 알긴산으로 소화 및 흡수가 잘 안 되고 배설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 이금주 파트장은 “알긴산이 변량을 증가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체내 중금속, 불필요한 지방, 잔류농약, 환경호르몬 등을 변에 흡착해 배출시킨다”고 말했다. 끈끈한 알긴산은 장에서 당과 젤을 형성, 당의 흡수를 지연시키므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좋다. 알긴산 섭취를 위해 미역의 점액질을 과하게 씻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
Tip 미역을 맛있게 먹는 법
전체적으로 노란 빛깔이 도는 미역은 구입하지 않는다. 이는 미역을 오래두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역 사이에서 새우 등 다른 바다생물이 발견되면 청정해역에서 채취했다는 증거다. 오래 보관할 때는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