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미숙아에서 우량아로 키운 육아법 "아이들 성장에는 모유가 최고"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보건복지가족부·헬스조선 공동기획 ― 모자 보건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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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성 쌍둥이를 미숙아로 낳은 김희진씨는 “모유가 신생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보약”이라는 믿음으로 하루에 30번씩 수유하는 고통을 참고 한빈(남), 한서(여)를 건강하게 길러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모유 수유에 대한 임산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33.4%(2006년 기준)로 50~70%대인 미국·유럽에 비해 크게 낮다. 수많은 산모가 '완모'(완전 모유수유·이유식을 할 때까지 모유만 먹이는 것)에 도전한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때로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때로는 아기가 젖 빨기를 거부해서, 때로는 수유 시설 등이 부족해서 아기에게 엄마 몸에서 나오는 '보약'을 먹이기에 실패한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희진(31)씨는 쌍둥이를 미숙아로 낳았지만 '완모'로 건강하게 키워냈다. 엄마 젖이 아기를 얼마나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지 김씨에게 들어봤다.

"출산하고서 3일만에 인큐베이터에 있던 작은 아기들을 처음 본 순간 결심했어요. 이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유수유를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담당 의사는 "특히 미숙아일수록 면역력 향상과 두뇌발달에는 모유가 최고"라며 "한번에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해보라"고 권유했다.

현재 22개월 된 한빈(남)이와 한서(여)는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밥도 잘 먹는 우량아다. 하지만 김씨는 지금처럼 건강하게 아이들을 키워낼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4개월간의 힘겨운 입덧이 끝나고 임신생활에 적응돼 가던 28주 무렵, 김씨는 진통이 와서 병원을 찾았다. 아무런 준비없이 갔는데 의사는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른다"며 바로 입원시켰다. 34주가 돼야 폐가 완성된다는 의사의 말에 진통억제제를 맞아가며 분만실에서 꼬박 한 달을 버텨낸 김씨는 2007년 12월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했다. 한빈이가 1.96㎏, 한서가 2.0㎏이었다. 한서는 폐가 좋지 않아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어야 했다.

'하루라도 빨리 젖이 돌아야 될텐데…' 조바심만큼 처음부터 모유가 잘 나온 것은 아니었다. 친정 엄마, 남편, 간호사 등 돌아가면서 가슴 마사지를 열심히 해도 방울방울 떨어질 뿐. 출산 후 3일은 젖을 짜 내느라 손목을 못 쓸 지경이었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아이들을 놔 두고 먼저 퇴원한 그녀는 본격적으로 유축기로 열심히 젖을 짜 냈다.

3㏄, 7㏄, 20㏄ 조금씩 모유의 양이 늘어갔다. 김씨는 모유 질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한 식단을 마련해 철저히 따랐다. 모유에 좋다는 미역국을 비롯해 국물 있는 음식은 매운 것 빼고는 가리지 않고 먹었다. 영양을 생각해서 고기와 생선도 끼니 때마다 빼놓지 않았다. 간식은 라면, 피자, 스낵 같은 인스턴트 음식은 일체 입에 대지 않고 고구마 같은 천연 먹을거리를 챙겨 먹었다.

"어떤 쌍둥이 엄마들은 동시 수유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실패했어요. 차례로 쌍둥이를 먹이다 보니 어떤 때는 하루에 30회 이상 젖을 물리기도 했지요."

100일이 되자 쌍둥이의 체중은 6.8㎏과 7㎏으로 출생 때보다 2배 이상이었다. 주치의가 "미숙아들은 100일 때 체중이 2배 정도만 되도 잘 컸다고 하는데, 뭘 먹였길래 아이들이 이렇게 쑥쑥 자랐냐"고 물었을 정도다. 4개월 무렵에는 몸무게 7.6㎏과 8.2㎏으로 정상아의 성장을 따라 잡고도 남았다.

김씨는 그 뒤 7~8개월 될 때까지 모유 수유를 했고, 이유식은 6개월쯤부터 시작했다. 보통 아기들처럼 미음부터해서 채소죽, 고기죽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다. 모유 수유하는 내내 엄마가 영양섭취에 신경을 쓴 탓인지 아이들은 채소, 생선, 과일 등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고 한다.

"미숙아를 낳은 엄마 중에는 분유를 먹여야 살이 찐다며 모유 수유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젖병부터 물리는 사람이 많은데, 아이에게 가장 좋은 보약은 역시 모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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