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째지 않는 치질수술법 통증·입원기간 줄었다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10/13 16:26
치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핵의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치료하는 새로운 수술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치핵은 항문 안쪽의 혈관과 점막 근육 등이 늘어지면서 덩어리 모양으로 뭉친 상태를 말한다. 배변시 심한 통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항문 바깥으로 밀려나오거나 혈관이 파열되기도 한다. 국내 치질환자의 70% 정도가 치핵이다.
치핵을 치료하려면 덩어리 부분을 메스로 도려내고 남은 부분을 꿰매야 한다. 환부를 칼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출혈 부위의 감염과 합병증 등을 관리하기 위해 4~5일 정도의 입원해야 한다. 통증은 2주일 정도 지속된다. 치질 수술 후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은 이런 통증과 불편함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수술법은 환부를 메스로 째지 않고 특수한 혈관 초음파 기구를 항문 속에 집어 넣어 늘어진 치핵 부분을 찾아낸 뒤 직장 끝 부분에 묶어서 고정해 준다. 치핵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출혈과 그에 따른 염증 가능성이 없다. 이 수술법은 외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쓰고 있지만, 국내에는 1~2년 전에 들어왔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10여곳의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다.
최성일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외과 교수는 "새 수술법은 오전에 수술하면 당일 퇴원하고, 길어도 하루 정도 입원하면 된다. 수술 후 통증은 2~3일 정도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강원경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이 방법으로 수술하면 항문이 좁아지거나 항문 조직의 다른 부위가 손상되는 등 기존 치핵 수술 뒤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술법은 묶어서 고정시킨 부위가 다시 풀릴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황도연 송도병원 대장항문클리닉 과장은 "자르고 꿰매는 기존 수술이 약 1~3%의 재발률을 보이는 데 비해, 이 시술은 평균 5%대의 재발률이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