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혈관을 통해 초소형 카메라를 심장 부근까지 밀어넣는 관상동맥조영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관상동맥조영술은 입원해서 마취하고 시술해야 하는 어려운 검사이기 때문에, 컴퓨터단층촬영(CT), 하트스캔, 심장초음파, 심전도, 운동부하심전도 등이 관상동맥조영술에 앞서 사전 검사로 활용된다. 하지만 모두 비싼 검사비(CT, 하트스캔), 검사 결과의 부정확성(심전도),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트레드밀에서 오래 뛰어야 한다는 부담(운동부하심전도) 등의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KH-3000은 10분 이내에 심혈관조영술 대비 70~80%의 정밀도로 심혈관 이상을 진단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KH-3000의 정확도 확인을 위해 성인 남녀 31명을 검사한 결과, 실제로 심혈관 이상이 있는 사람 중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진단된 비율이 73.3%, 이상 없는 사람 중 정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93.8%였다. 배 교수는 "이 정도의 정확도는 사전 검사로서는 다른 검사방법에 손색이 없는 상당히 훌륭한 결과"라며 "좀 더 정밀한 연구 결과에서도 KH-3000을 통한 간단한 검사로 이 수준의 진단율이 확보되면 심혈관 검진 방식의 획기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그러나 "이번 검사는 대상자가 31명에 불과하고 정밀한 대조 작업을 거치지 않은 등 한계가 많았다. 이번 시험 사용 결과만으로 이 기기의 효과가 확실히 증명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험 검사 결과는 지난 19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심장학회 연례총회에서 발표됐다. KH-3000을 개발한 의료기기 업체는 앞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