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기미로 알고 있는 반점, 10~20%는 '오타양모반'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9/15 23:39
치료 더 어렵지만 재발 안해 레이저로 일찍 뿌리 뽑아야
주부 고모(41)씨는 2년 전부터 콧등에 작은 점이 생기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눈 밑과 광대뼈 위쪽으로 퍼졌다.고씨는 나이가 들어 생기는 기미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기미 크림을 사서 발랐지만, 점은 점점 짙어지고 범위도 계속 넓어졌다. 피부과를 찾은 고씨는 기미가 아닌 '오타양모반'이라는 생소한 병명의 진단을 받았다.
모양과 색깔, 발생위치 등이 모두 기미와 아주 비슷하다. 미세한 점이 밀집해서 지름 0.5~1㎝ 정도의 '집단적인 점'을 만든다.
색깔은 회갈색이며 푸르스름한 빛깔이 나기도 한다. 신학철 신학철피부과 원장은 "자신이 기미라고 생각하는 환자의 10~20%는 오타양모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미와 차이점도 많다. 기미는 주로 임신에 의한 호르몬 변화나 태양의 자외선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임신 중이나 여름에 심해졌다가 출산 후나 겨울에는 좋아진다. 이와 달리, 오타양모반은 계절(일조량)이나 호르몬 변화에 상관없이 계속 퍼지다가 어느 시점에 진행이 중단되며,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는다. 코끝에 많이 생기는 것도 기미와 다른 점이다.
치료는 레이저 시술로 한다. 오타양모반은 기미에 쓰는 레이저보다 피부 더 깊은 곳에 침투하는 전문 레이저를 써야 한다.
심우영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기미는 치료가 쉬운 대신에 잘 재발하는 반면, 오타양모반은 기미보다 치료는 어렵지만 한번 뿌리까지 없애면 재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씩 3개월 정도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오타양모반을 영구히 제거할 수 있다. 오타양모반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 생기기 시작했을 때 레이저로 뿌리를 없애면 2~3주 안에 근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