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탈모 인구. 과학적으로 입증된 안전한 치료법은 있는 것일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에 떨어진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고 한숨 짓는 사람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느덧 뽀얀 속살이 드러난 두피를 보며 한숨 짓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그래서 그저 세월의 힘이나 집안의 내력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포기했던 탈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거리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두피관리실이나, 여느 잡지나 광고를 통해서 들은 발모제나 어디에서도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확실하게 말해주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저자는 날로 늘어가는 탈모,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고 있는 남성형 탈모에 대해서 대한민국 남성들을 위해 그리고 최근 늘어가고 있는 여성 탈모인들을 위해 가장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입증된 정보를 전달해 주고자 한다.


남성형 탈모증

남성형 탈모증은 탈모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남성 호르몬, 즉 안드로겐의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적 감수성을 갖고 있는 사람의 안드로겐 의존 모낭에서 DHT라고 불리는 호르몬이 작용하여 모낭의 소형화를 초래하고 이에 탈모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휴지기 모발의 비율 증가와 성장기 기간의 감소로 인해 임상적으로는 두피의 전두부 및 두정부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앞머리선이 후퇴하게 된다. 흔히들 알고 있는 M자형과 U자형의 탈모가 바로 이런 과정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의 탈모부위 모낭에서 탈모유발에 관여하는5α-환원제의 활성도, DHT 농도, 안드로겐 수용체 개수가 정상인에 비해 증가돼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과거 남성형 탈모증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으로 생각하기도 하였고 백인의 경우 성인 남자의 50% 이상에서 남성형 탈모증을 보이지만, 한국인은 백인에 비하여 연령별로 10∼20% 정도 낮게 나타나는 등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도 남성형 탈모증의 발생이 과거와는 다르게 크게 증가함에 따라 남성형 탈모증에 대한 관심과 치료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수요와는 달리 아직까지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제는 많은 편은 아니다.


탈모 치료제,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공인된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치료약제로는 경구용 피나스테라이드 제제와 미녹시딜 국소도포제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미녹시딜은 원래1970년대 초 다른 약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치료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약제였다. 이후 고혈압 치료를 위해 경구 미녹시딜을 사용한 환자들에서 부작용으로써 다모증이 나타나고 또한 동반된 남성형 탈모증이 개선된 증례들이 보고되면서 남성형 탈모증을 포함한 탈모증의 치료에 미녹시딜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경구 미녹시딜은 복용시 혈압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또한 일부 환자에서 심한 수분 저류와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어, 남성형 탈모증에 있어 경구 미녹시딜 사용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미녹시딜 국소 도포제를 개발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어졌고 많은 연구 끝에 198년 처음으로 2% 미녹시딜 국소 도포제가 시판되기 시작하였고, 1988년 최초로 미국식품의약품 안전청 (FDA)의 승인을 얻게 되었다.


미녹시딜, 국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 입증

현재 미녹시딜은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에 의약품으로는 유일하게 공인된 국소발모제이다. 모발의 성장에 대한 미녹시딜의 작용기전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말초혈관에 작용하여 국소적 혈류증가를 유발하고 직접적으로 모낭상피에 작용하여 모발의 성장을 유도하며, 칼륨 통로에 의해 모낭을 활성화시키고 면역반응의 조절자로서 작용하여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미녹시딜의 효과에 대해서 대규모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없었던 실정이었다. 이에 2009년에 완료된 전국 14개 대학병원에서 공동 연구로 진행한 5% 미녹시딜의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2009년 대한피부과학회지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 미녹시딜을12주, 24주 도포한 후 촬영한 임상사진을 통한 연구자들의 호전도 평가에서 12주에는170명의 참가자 중 138명(78.9%)이 약간 호전 이상의 호전도를 보였으며, 24주에는 158명(92.9%)이 약간 호전 이상의 호전도를 보였다. 단위면적당 모발의 개수와 모발의 굵기를 측정하는 포토트리코그램이라는 기계를 통한 연구에서는 5% 미녹시딜 도포 후, 24주에 1cm2 16.75개의 모발이 증가하였고, 굵기 또한 9.5μm 증가 소견을 보였다.

물론 개개인에 따라 미녹시딜 도포의 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미녹시딜의 도포가 효과가 있을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탈모증의 많은 부분이 남성형 탈모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뿐더러, 탈모의 유형과 치료제의 선택간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남성형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의 일종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나 자신감의 상실, 사회적 활동의 제한 등을 생각한다면, 일종의 노화현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분명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신적인 건강상태나 다른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국소 도포제인 미녹시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도 머리 빠지는 고민을 머리 빠지게 하고 있다고? 전신적으로도 안전하고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제가 고민해결을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