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면접이나 수능 시험, 수술 전과 같이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덜어 주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손 안에서 주무르는 것이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공을 만지작거리는 단순 동작을 반복할 때 손바닥과 손가락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에 정신을 집중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불안한 생각이 분산돼 긴장감이 줄어든다"며 "뿐만 아니라 가만히 있는 것보다 손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 공급이 더 잘 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의학 용어로 '행동요법'이라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아기 주먹만 한 고무공(스트레스 볼)을 쥐여준다. 이 공이 정말 내시경의 '공포'를 잠재워 주는지 실험해봤다. 지난 27일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회사원 신모(25)씨에게 검사 5분 전 고무공을 쥐여줬다. 시험 전 측정한 신씨의 맥박 100bpm이 고무공을 5분간 주무르자 86bpm까지 떨어졌다. 홍 교수는 "신씨의 맥박이 14bpm 떨어진 것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 지난 7월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스트레스볼'을 이용한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불안감 감소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4%, "보통이다"는 22%, "아니다"는 4%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반드시 고무공이 아니라도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작은 인형 등 손에 쥐고 기분 좋은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은 같은 효과가 있다"며 "아이가 주사를 맞을 때 엄마가 손을 잡아주거나, 종교가 있는 사람이 염주나 묵주 등을 매만지면 긴장감,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효과를 얻는 것도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