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묵 중앙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미국의 아마추어 골퍼 중 33%가 골프 엘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바닥이 딱딱하고 잔디의 뿌리가 깊어 골프 엘보가 서양보다 더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골프 엘보가 생기면 팔을 굽혔다 펴거나 샷을 하기 위해 팔을 뒤로 젖힐 때 팔꿈치 안쪽이 욱신거린다. 특히 팔꿈치 바깥쪽의 볼록한 부위가 가장 아프다. 평소에 주의하지 않으면 골프 엘보 환자의 80%는 증상이 사라져도 재발한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골프 엘보를 예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① 실내 골프연습장에서는 연습 전 매트 상태부터 확인한다. 밑이 보일 정도로 닳은 매트에서 볼을 치면 헤드가 매트에 직접 닿아 임팩트 순간 맨땅의 충격이 팔에 그대로 전달된다.
② 40세 이상이면 되도록 스틸 샤프트를 쓰지 않는다. 스틸 샤프트는 충격 흡수력이 떨어지므로, 미스샷을 할 때 클럽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쓰자.
③ 초보자는 그립을 너무 세게 잡지 않고, 백스핀을 할 때에는 땅을 있는 힘껏 찍어치는 것보다는 채가 공 밑을 직각으로 빠르게 파고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맨 바닥에 아이언샷 연습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 시간에 공은 100개 정도만, 한 클럽으로 10개 정도를 교대로 친다. 이것만으로도 골프 엘보가 생길 확률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④ 골프를 자주 치는 사람은 틈날 때마다 손목 근력운동을 한다. 주먹만 한 크기의 가볍고 말랑말랑한 연식 정구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길을 걸을 때마다 공을 세게 쥐었다 놓았다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⑤ 골프 엘보 밴드〈사진〉를 착용한다. 밴드를 착용하면 팔꿈치에 충격이 직접 전해지지 않아 엘보가 생길 확률을 60~70%가량 낮출 수 있다. 엘보 밴드를 사용하는데도 손목 통증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찰받아야 한다.
이런 예방법을 실천해도 골프 엘보가 생길 수 있다. 라운드 도중 골프 엘보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운동을 중단하고 통증부위에 얼음찜질을 한다. 얼음찜질을 3일 정도 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한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급성기에는 일단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데, 주사 후 이틀 정도가 지나면 부은 것이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사라진다"며 "그러나 스테로이드 치료는 대증 요법일 뿐이므로 통증이 없어져도 1~2달 동안은 엘보 예방법을 지키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