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술 조금 마셨어도 2~3시간 후에 수유해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 주신 분〉
입력 2009/08/04 23:35
모유수유 7가지 궁금증 7일까지 모유수유주간
아기를 낳은 뒤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늘고 있다. 모유 수유율은 2000년 약 10%에서 2008년 약 35%로 늘었다(대한소아과학회 조사). 그만큼 모유 수유와 관련된 과장된 속설도 많다. 인터넷에는 '모유 수유 중 금기사항', 등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수없이 떠돌아다닌다. 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맞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흔히 받는 모유 수유 관련 질문 7가지를 뽑아 올바른 대답을 들었다.◆모유 수유 중 맥주나 커피 마셔도 되나요?
알코올은 모유 분비를 억제하므로 산모 체중 1㎏당 0.5g 이상 섭취하면 안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맥주 355mL(한 캔), 소주 60~70mL (한 잔 반) 정도이다. 어떤 술이든 가끔 한 잔은 괜찮지만, 지속적인 음주는 곤란하다. 아주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1시간 이내에는 모유를 통해 알코올이 나올 수 있으므로, 2~3시간 후에 수유해야 한다. 하루 한두 잔의 커피는 괜찮다. 그러나 카페인 때문에 아기가 보채고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커피를 마신 뒤 24시간 이내에 아기가 예민해지면 커피를 끊어야 한다.
매운 음식을 금하지는 않지만, 간혹 고추·마늘·양파 등 자극적인 식품의 냄새나 맛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설사하거나 배가 아파서 심하게 울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은 후 24시간 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그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호박즙은 산모들이 부기를 빼는 데 도움된다며 많이 마시는데, 호박은 이뇨 성분이 있어 수유모의 소변량을 늘리고 모유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모유 수유 중 파마나 염색해도 괜찮을까요?
해도 된다. 파마약이나 염색약이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는 없다.
◆모유 수유 중 부부관계를 가지면 자연 피임이 되나요?
하루 10회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면 피임 효과가 높지만 100%는 아니다. 아기가 젖을 빨 때 엄마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프로락틴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한다. 이유식을 먹이지 않는 상태에서 4~6시간 간격으로 모유 수유만 하고, 산모의 생리가 재개되지 않았다면 임신 확률은 2% 이하이다.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야간 모유 수유를 거르면 임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피임을 고려해야 한다.
◆모유는 6개월이 지나면 영양분이 없어지나요? 영양제를 먹으면 도움이 되나요?
모유는 먹일 수 있을 때까지 먹이는 것이 좋다. 단, 6개월이 지나면 모유 성분만으로는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할 수 없으므로 이유식을 함께 먹여야 한다. 미국소아과학회는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만 할 경우에는 비타민 D와 철분이 결핍될 수 있으므로 영아에게 비타민 D와 철분 보충을 해주도록 권장한다. 엄마가 철분제나 종합비타민을 먹는다고 즉시 모유에 섞여 나오지는 않지만, 적정량의 영양제 섭취는 산모의 건강 유지를 위해 권장한다.
◆모유 수유 뒤 아기가 설사를 해요
모유 수유하는 아기의 변은 대개 묽기 때문에 진짜 설사와 구분을 잘 해야 한다. 생후 3개월까지 된 모유 수유 아기의 하루 정상 배변 횟수는 0~6회다. 이 횟수 내에서 변을 보면 다소 묽어도 설사가 아니다. 그러나 묽은 변이 7회 이상 계속되면 설사, 장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또 아기가 젖을 빨 때 처음 나오는 모유(전유)는 지방 성분이 적고 물·탄수화물이 많은 반면, 나중에 나오는 모유(후유)는 지방이 많다. 따라서 전유만 조금 먹다가 마는 아기는 대변이 묽고 자주 볼 수 있다. 엄마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수유모의 수분섭취가 많아지므로 모유량이 늘어서 아기가 설사할 수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니다.
◆출산 후 몸무게가 늘 수도 있나요?
모유 수유를 한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분만 후 첫 두 달은 인위적인 체중 감량을 삼가야 한다. 식이조절을 통한 다이어트는 모유 영양소에 불균형을 가져오므로 아기 건강에 나쁘다. 운동은 모유의 양이나 성분에 영양을 미치지 않으므로 분만 2개월 이후부터는 체중 조절을 시도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