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사고' 119 뺨치는 대처 가이드
삔 발목엔 박스·돗자리로 부목 해파리 쏘였을땐 찬물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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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구름 위에 둥실 떠가는 바캉스철, 휴가지에서 들뜬 마음에 잠깐 방심하다가 피부에 일광화상을 입거나 발을 다치는 등 돌발적인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산으로 바다로 해외 리조트로 훌훌 떠나는 바캉스의 계절, 들뜬 마음에 잠깐만 방심을 하면 '돌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이 깊은 산속이거나 외딴 섬의 해수욕장이거나 아예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관광지라면…. 피서지는 다치거나 몸이 아파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다.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 응급 대처법들을 모았다.

햇볕 화상에는 찬 우유 발라야

해수욕장에서 선크림을 발라도 피부에 화상을 입을 때가 있다. 이때는 찬 우유를 발라주면 좋다. 우유의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화상 부위의 진정과 보습에 도움을 준다. 샤워할 땐 비누를 쓰지 말고 찬물로 씻어내도 충분하다. 장승호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위원은 "피부에서 허물이 일어나면 때수건이나 손으로 무리하게 벗겨내지 말라"며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피부가 얼룩덜룩해진다"고 말했다. 작은 물집은 그냥 두어도 상관없지만 큰 물집은 움직이다 터져 통증과 감염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럴 땐 알코올로 소독한 바늘로 물집에 구멍을 내 물을 빼내고, 다시 알코올로 상처를 닦아 소독한다. 심한 일광화상은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 반드시 피부과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삔 발목은 긴 옷으로 묶고

등산하다가 발목을 삐더라도 다친 사람이 걸어서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걸을 수 있도록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얼음 주머니나 계곡물을 삔 부위에 적셔 부기를 빼 준 다음 부목(副木)을 대어 고정시킨다. 부목이 없을 땐 종이박스나 돗자리를 접어 사용한다. 문정석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부목의 길이는 환부의 위 아래 관절을 덮을 정도가 좋다. 손수건은 고정력이 약하므로 긴 옷으로 묶어라"고 조언했다. 강도는 묶었을 때 통증이 줄어든다고 환자가 말할 정도면 적당하다. 뼈가 부러지면서 상처도 있는 '개방성 골절'은 8시간 안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해파리에 쏘이면 식초나 콜라로

해파리에 쏘이면 촉수의 독을 쏘는 침이 피부에 박히면서 독이 퍼진다. 장수정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생태연구팀 박사는 "특히 제주도에서 발견되는 작은부레관해파리는 독이 강력해서 채찍을 맞은 듯 부풀어 오르는 동시에 불에 댄 듯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강영준 제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쏘인 직후 식초나 와인, 콜라 등을 부으면 독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찬물을 부으면 독 세포가 터지면서 악화된다. 눈에 보일 정도로 큰 침이라면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에 박힌 침을 긁어낸다. 침을 손으로 뽑아내려 하면 손까지 독이 퍼질 수 있다. 통증이나 부종이 심할 땐 베이킹파우더나 밀가루를 물에 개어 발라주면 독이 어느 정도 중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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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변비엔 맵고 짠 음식

평소 변비가 없던 사람도 잠자리가 바뀌면 급성변비가 나타날 수 있다. 자극성 완화제 종류의 변비약을 미리 준비해 갔다가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여행에서 쾌변에 성공하려면 되도록 평소 화장실 가던 시간대에 배변을 시도한다. 수시로 물을 마시거나 복부 근육을 자극하는 스트레칭을 하자. 누워서 양손을 목 뒤로 한 뒤 양 발을 바닥에서 30㎝ 정도 들어올려 상하로 움직여주면 배 근육이 수축되면서 장을 자극한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맵고 짠 찌개 등 자극적인 음식으로 변의를 일으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열사병에 해열제는 금물

열사병은 환청·환각 등 이상 행동을 보이며 땀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최기훈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으로 쓰러진 사람에게 물을 억지로 먹이거나 손을 따는 등 시간을 지체하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며 "어떤 상황이든 최대한 빨리 구급차를 부른 뒤 응급처치를 하라"고 말했다. 우선 환자를 서늘한 곳에 눕힌다. 젖었든 말랐든 옷은 벗기고 미지근한 물을 뿌려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면서 열을 제거해야 한다. 얼음이 있으면 큰 혈관이 위치한 목,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대어 체온을 떨어뜨려 준다. 열사병에 해열제는 전혀 효과가 없으며, 간에 부담을 주거나 상처가 있는 경우 지혈이 늦어지는 등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 최혜민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