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pH를 알면 내 몸이 보인다?
강수민 월간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7/27 15:28
당신은 지금 산성 인간인가 알칼리성 인간인가? '몸이 알칼리 상태를 유지해야 건강하다'는 대체의학 이론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산성화된 혈액을 깨끗하게 바꿔주는 시술까지 등장했다. 'pH(수소 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지수)를 조절하면 건강해진다'는 귀 솔깃한 이야기를 과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혈액을 검사했을 때 일반적으로 pH7.3~7.45 정도의 약 알칼리 상태를 정상으로 간주한다. 0에 가까울수록 산성, 14에 가까울수록 알칼리성이다. 몸의 산성화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일본이나 대체의학 쪽에서 발생했다. 산성화가 진행되면 피가 탁해지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두통,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양학자 로버트 영은 자신의 저서 《당신의 몸은 산성 때문에 찌고 있다》에서 "전형적인 서구식 식단에 따라 체내에 산이 과하게 생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산성화가 진행되면 조직과 장기 세포가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이 때 몸은 지방을 만들어 세포, 조직, 장기를 보호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pH다이어트'라는 것도 생겨났다. 또 일부 병원에서는 산성화된 혈액을 걸러내 깨끗하게 정화시켜 준다는 혈액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맹신하기에는 정확하게 밝혀진 데이터나 연구 결과가 아직 없다. 전문가들의 찬반도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나눌 때의 기준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식품을 태워 남는 재를 가지고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때 재 속에 염소ㆍ인ㆍ황이 많이 남으면 산성, 마그네슘ㆍ칼륨 함량이 높으면 알칼리성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일을 신맛이 나기 때문에 산성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알칼리성 과일도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체의학에서는 먹는 것만으로도 pH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의사들은 신체의 조절기능 때문에 '음식만으로 pH를 조절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항상 체온이 일정한 것처럼 신체도 일정 범위 안에서 산성과 알칼리성을 오가며 pH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알칼리 이온수는 어떨까? 알칼리수를 마시면 체내에 쌓여있는 노폐물을 씻어내 주고 산성을 중화시키므로 몸을 알칼리 상태로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온수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과 같은 알칼리성 광물질이 이온 상태로 되어 있어 흡수율도 높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이온수의 위장 증상 개선효과만을 인정하고 있으며 신부전증, 칼륨 배설 장애 등의 신장 질환이 있거나 무산증 환자는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현아 교수는 "일반적으로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식품에 산성이 많고, 몸에 좋은 영향을 주는 채소, 과일에 알칼리성이 많지만 그렇다고 산성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엇이든 너무 과하면 독이 된다. 알칼리성 식품과 산성 식품을 골고루 먹거나, 그래도 걱정된다면 식단을 구성할 때 알칼리성 식품의 양을 조금 더 늘이는 것을 권한다.
산성식품 & 염기성 식품의 종류
산성 식품 = 아보카도, 코코넛, 생선, 종자유(아마씨유, 달맞이꽃유 등), 채소(브로콜리, 시금치, 새싹, 토마토 등), 레몬, 자몽, 라임, 소금(하루 3~4g) 등
알칼리성 식품 = 돼지고기ㆍ닭고기 등의 육류, 달걀, 설탕, 유제품, 인공감미료(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등), 청량음료, 옥수수, 발효식품, 알코올, 카페인(커피, 홍차, 초콜릿 등), MSG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