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은 사춘기 때 얼굴에 나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등이나 가슴에 난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최씨 같은 어른들이 적지 않다.
◆얼굴 여드름과 등 여드름은 같다
여드름이 얼굴에 나든 등이나 가슴에 나든 피지의 과잉 생산과 피지 안의 세균 증식 등 원인은 비슷하다. 그러나 여드름이 나는 양상이나 과정은 조금 다르며, 치료도 달라야 한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사춘기 때 얼굴 여드름이 많은 사람 중 4분의 3 정도가 어른이 된 뒤 등·가슴에 여드름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등·가슴 여드름은 대부분 고름과 염증이 있는 화농성 여드름의 비율이 높아 얼굴 여드름보다 치료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약물도 성인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스테로이드, 경구피임약, 소염진통제 등"이라며 "이때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여드름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얼굴 여드름을 필요하면 짠다. 하지만 등·가슴 여드름은 절대 짜면 안 된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심지어 피부과에서도 등·가슴 여드름은 짜지 않고 레이저나 약물로만 치료한다.
이유는 얼굴과 등·가슴 피부의 조직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등·가슴 피부는 얼굴 피부처럼 말랑말랑하지 않고 단단한 편이다. 조직도 훨씬 촘촘하다. 등·가슴 피부에는 색소나 콜라겐 세포 등이 얼굴보다 더 많다.
이 때문에 등·가슴 피부는 여드름 때문에 상처가 나면 낫는 과정에서 피부 속 콜라겐 섬유가 지나치게 재생, 아무는 부위가 붉고 커져 '비후성 반흔'이 나타나기 쉽다. 한번 상처 나면 잘 아물지 않는 '켈로이드'와 비슷하다. 특히 가슴 피부가 더 심하다.
또 등·가슴 여드름은 염증이 심하고 피부에 색소 세포도 많아 여드름이 없어진 후에도 피부가 거무스름하게 변하기 쉽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서수홍 교수는 "등·가슴 여드름은 짜지 말고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등 여드름과 비슷한 곰팡이 모낭염
등·가슴 여드름은 '곰팡이 모낭염'과 비슷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여름에 땀과 피지가 많이 분비될 때 등·가슴에 잘 생기는 '곰팡이 모낭염'은 여드름과 모양이 흡사하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곰팡이 모낭염과 여드름은 일반인들은 구별하기가 어렵다"며 "두 가지 질환은 원인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므로, 집에 있는 아무 연고나 바르지 말고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곰팡이 모낭염은 항생제가 아닌 항진균제로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