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빚어낸 발효식품
우리나라 전통 천연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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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먹는 식초와는 차원부터 다르다. 우리네 전통 천연식초는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원기를 충전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효과적이다. 20년 넘게 전통 천연식초를 연구하고 있는 '구관모천연식초연구소'의 구관모 소장을 만나 천연식초의 효능에 관해 듣고 천연식초 만드는 법을 배워보았다.


전통 천연식초제조가 구관모 씨의 오직 한 길

20여 년 넘게 전통 천연식초를 연구해 오고 있는 전통 천연식초제조가 구관모(64) 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한때 택시운전기사로 살아가던 구 씨는 신장염, 신장결석, 대장염, 위염 등의 각종 염증과 간경변으로 생사의 기로에 처했다. 국내 유명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다 초란건강법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그는 이후 전통 천연식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자리한 '구관모천연식초연구소'의 연구실 문을 열자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 구 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천연식초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 전통 천연식초는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이 발효된 곡물초에요. 대개 1년간 보관하면 천연식초가 됩니다. 처음에는 사람의 손으로 식초를 만들지만 완성시키는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닙니다. 식초를 발효시키는 것은 효모지만, 효모의 활동을 돕는 것은 하늘과 땅의 힘이기 때문이죠. 사람은 담그는 역할만 하고 나머지는 식초항아리를 품는 땅의 열과 바깥에서 부는 바람의 조화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 곡물초 중에서 영양가와 치료효과가 가장 높은 것은 누룩으로 만든 천연현미식초다. 구 소장은 여기에 솔잎 등을 첨가해 만든 현미송엽초를 선보인다. "현미송엽초는 5월에 돋아나는 적송의 순을 채취해 현미, 밀누룩, 맥아 같은 곡물과 생강 등을 넣어 자연 발효시켜 만듭니다. 솔잎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순환기질환에 좋고, 칼슘성분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하고 혈액이 산성화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해요."구 소장의 가장 큰 자산은 전국을 돌며 모은 초두루미(식초항아리)다. 그는 초두루미의 가치를 안 뒤 20년 동안 방방곡곡을 헤맨 끝에 1300여 개의 초두루미를 모았다. 전라도 지방 초두루미는 목이 길고 몸통이 작은 반면 경상도 지방 것은 목이 짧고 몸통이 크다.

"우리 조상들은 식초 항아리를 '초두루미'라고 불렀어요. 생김새가 두루미와 닮아서 그렇기도 하고, 두루미처럼 장수할 수 있는 식품을 담고 있다는 뜻을 담은 것이기도 하죠. 전 세계 어디를 찾아 봐도 식초항아리를 만들어 사용한 민족은 없습니다. 초두루미는 스스로 온도와 공기의 양을 조절해 천연식초를 만듭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내 캉(나와) 살자, 내캉 살자"라고 흥얼거리면서 초두루미를 안고 흔들었어요.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충분한 전시공간이 없어 초두루미 일부만 전시해 놓을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다는 그는 올해 안으로 초두무리 박물관을 열 계획이다. 구관모 원장은 흑초로 유명한 일본 식초를 능가하는 한국 전통 천연식초를 만들 것이 목표다. 그는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을 예정이라 더욱 든든하다고 말한다.

구관모 소장이 제조, 판매하는 전통 천연식초는 수입농산물이나 방부제, 방향제, 착색제 없이 질 좋은 누룩과 현미, 과일, 생수로 빚어 3년 이상 발효, 숙성시킨 것이다. 현미송엽초(500ml 2병 5만원), 다슬기식초(50ml 2병 10만원), 송엽효소(500ml 2명 7만원), 초밀란(500ml 2병 7만원), 초란(500ml 2병 6만원) 등이 있다. 현미송엽초와 다슬기초는 발명특허를 받았다. 구입은 전화(053-588-6666)나 인터넷 홈페이지(www.vinegarman.co.kr)에서 할 수 있다.




구관모 천연식초연구소의 비법 공개
천연 현미식초 만드는 과정

 1 우리밀로 만든 누룩을 준비한다.
 2 현미로 고두밥을 짓는다.
 3 식힌 고두밥에 누룩을 붓는다.
 4 고두밥과 누룩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잘 섞는다.
 5 섞은 고두밥과 누룩을 항아리에 담는다.
 6 항아리에 물을 붓는다.
 7 1주일이 지나면 술이 된다.
 8 1년 숙성시키면 천연 현미식초가 완성된다.


구관모 소장이 알려주는 현미솔잎식초 만들기

재료 현미 1600g, 누룩가루 800g, 솔잎가루 320g, 배 간 것, 생강, 대추 480g, 생수 7200ml, 식혜 1800ml

 

만드는 법

1단계-누룩 만들기

1 우리밀에 녹두 10%를 첨가해 거칠게 빻는다. 이때 밀은 방앗간에 가서 누룩용을 달라고 한다.
2 밀기울(밀을 빻아 체로 쳐서 남은 찌꺼기)이 겨우 엉킬 정도로 물을 넣고 비빈다.
3 ②를 그릇에 담아 보자기로 싸서 누르고 단단히 밟아 누룩의 형을 만든다.
4 밝은 누룩을 뒤집어가면서 이틀 정도 말려 누룩 사이사이에 짚을 채운 뒤 차곡차곡 세워 담요로 덮는다.
5 20일 정도 발효시킨 누룩을 빻아서 2~3일간 밤낮으로 이슬을 맞힌다. 누룩 자체의 나쁜 냄새를 제거해 향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2단계-술 빚기

1 현미 2되를 생수에 여덟 시간 불린 다음 솔잎가루 2홉을 섞어 압력밥솥에 넣고 고두밥을 짓는다.
2 현미 고두밥을 완전히 식혀 누룩가루, 솔잎가루, 배 간 것, 생강, 대추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3 생수, 식혜를 항아리에 2/3 정도 채운 다음 입구를 가재로 덮어 고무줄로 동여매고 뚜껑을 덮는다.
4 3~4일이 지나면 술이 발효되기 시작한다. 술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조금 열고 담요로 몸통만 싸서 둔다. 보통 6~7일이 지나면 발효가 중단되고 맑은 술이 보인다.

3단계-초 안치기

1 맑은술은 그대로 떠내고 나머지는 용수로 거른다. 술을 걸러서 항아리에 담는 것을 '초를 안친다'고 말한다.
2 용수로 걸러낸 술은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 항아리에 담는다. 김장용으로 쓰던 윤기 없는 항아리면 무난하다.
3 항아리 입구를 가제로 덮고 고무줄로 동여맨 다음 뚜껑을 덮는다.

4단계-보관

1 항아리를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맑은 공기 속에 있는 초산균이 좋은 식초를 만들기 때문이다. 공기가 오염된 도심에서는 식초 제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2 매일 식초 항아리를 끌어안고 흔든다. 공기 중의 초산균이 식초 표면에 엷은 초막을 형성하는데, 흔들면 초산이 쉽게 침투하고 발효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취재_ 김민정 월간헬스조선 기자 | 사진_ 백기광(치즈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