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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헬스 Q&A ③ 얼굴뼈에 구멍이 숭숭 뚫린 이유는?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5/26 16:08
부비동은 여러 개다. 코 바로 옆뿐 아니라 광대뼈 속의 '상악동', 콧등과 눈 사이에 벌집 모양으로 뚫려 있는 '사골동'이 있다. 또 양미간 사이에는 '전두동'이 있고, 코 뒷쪽 뇌 바로 아래에는 '접형동'이 있다.
얼굴뼈에는 왜 4개의 동굴이 있을까? 현대의학에서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른다. 다만 몇 가지로 추정한다.
첫째, 뇌와 눈, 코, 두개골 등 얼굴의 중요한 기관들을 보호하는 완충장치(에어백) 역할이다. 얼굴뼈가 '통뼈'로 돼 있다고 하면 야구공과 같은 물체에 맞으면 그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눈이나 뇌 등이 손상을 입기 쉽다. 그런데 안구 주변에는 상악동과 사골동이라는 에어백이 있어 웬만한 충격이 와도 '안와뼈' 골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뇌는 전두동이 보호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는 "박치기를 잘 하는 산양(山羊)의 두개골을 보면 뇌에 비해 전두동이 상당히 크다"며 "이 공간들은 얼굴과 머리 쪽 중요 기관들을 보호한다"고 말했다.
둘째, 온도·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라디에이터 기능이다. 호흡할 때 건조한 곳에서는 습도를 높여 폐를 보호하며, 추운 곳에서는 온도를 높이는 데 동굴들이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것. 하나이비인후과 이상덕 원장은 "들이마신 공기의 온도가 약 35℃, 습도는 75~9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모두 부비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셋째, 얼굴뼈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뼈 속 일부를 비워 동굴로 진화했다는 설명도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뇌가 무척 큰 편인데, 얼굴뼈까지 통뼈로 돼 있으면 목이 받는 부담이 상당히 컸을 것이다.
다섯째, 소리의 공명(共鳴) 역할이다. 성대의 진동으로 만들어진 목소리는 구강과 부비동 등에서 공명 현상을 거쳐 밖으로 나온다. 축농증 환자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것은 부비동에 고름이 가득 차 공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