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이런 부모, 아이 우울증 조심하세요!
취재: 김민정 월간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입력 2009/05/14 11:09
"부모의 관심이 가장 좋은 약이에요"
Check Point 3. 우울증
"부모의 관심이 가장 좋은 약이에요"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에 가까운 청소년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한다. 청소년기 아이의 우울증은 학업에 대한 부담감,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친구들 사이에서의 왕따 경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틱 장애 같은 질환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못한 경우에 생기기 쉽다.
청소년 우울증은 가족력과 관련이 깊다. 우울증이 있었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우울증을 앓게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3배나 높다. 일란성 쌍생아에서는 그 일치율이 70%나 된다. 이는 우울증이 유전성이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가족환경도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자인 부모 아래서 자랐거나 부모나 형제자매가 장기적인 신체적 질환을 앓은 아이, 부모로부터 심리적 혹은 신체적인 학대를 받거나 성적인 학대를 경험한 아이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우울증에 걸린 아이는 행동상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사소한 일에 화나 짜증을 내고, 귀찮다는 이유로 아무 것도 하려 하지 않는다.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의 가장 확실한 치료는 병원에 가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부모가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에게 '병원에 가보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혹시나 아이가 상처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병원을 가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길임을 잊지 말자.
병원에서는 약물치료와 전기경련치료, 광선치료, 수술치료 등을 한다. 약물치료는 우울증으로 진단 받은 뒤 가장 먼저 시작하는 치료다. 우울증 치료에 사용하는 항우울제는 치료 성공률이 60~80%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은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재발가능성이 있으므로 6개월 가량은 약물을 복용하는 게 좋다. 전기경련치료는 우울증이 재발했거나 약물치료에 저항을 보일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기경련치료를 받으면 몇 초간 몸에 경련이 일어난 뒤 뇌가 활성화된다. 이 치료를 3~5회 정도 받으면 우울증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된다. 광선치료는 매일 일정량의 밝은 빛을 쪼이는 것이고, 수술치료는 목 아래에 작은 기계를 심어 주기적으로 뇌에 자극을 가하는 방법이다. 전기경련치료나 광선치료, 수술치료는 우울증이 심한 경우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병원에 가지 않고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우울증이 있는 아이는 머릿속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아이는 '나는 해 봤자 안 돼' '나는 가치 없는 인간이야' 같은 생각 때문에 쉽게 좌절감을 느끼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다. 더군다나 그런 아이는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점 더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고 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거나 혹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게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지속적으로 말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우울증이 있는 아이에게 부모가 함께 해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아이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해줄 필요는 없다. 아이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80%의 치료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우울증이 있는 아이는 누군가가 자기에게 '내가 뭘 해주면 좋을까?'라고 물어봐 주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질문했을 때 '날 그냥 내버려 둬'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이는 그 질문으로 인해 자신이 관심 받고 있으며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낀다.
아이와 함께 체크해 보세요
우울증 자가진단법
*대한신경정신과학회 정신의학 진단 기준
1 '우울하다' '슬프다' '공허하다' '울고 싶다'는 감정이 지배적이다.
2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3 한 달 동안 평소 체중의 5% 이상의 변화가 있다. 혹은 거의 매일 식욕이 떨어지거나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4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불면에 시달린다.
5 안절부절 하거나 의욕이 없다.
6 무기력하고 늘 피곤하다.
7 무가치감 혹은 부적절한 죄책감이 든다.
8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진다.
9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위 항목 중 5개 이상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 예방에 도움 되는 음식
음식으로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 호주 시드니 대학 볼커 박사팀은 지난 2006년 고도불포화지방산(오메가3)이 뇌 속의 화학전달 물질의 흡수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예방한다고 보고했다. 오메가3는 고등어와 연어 등 생선의 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100mg을 기준으로 할 때 오메가3 함량이 가장 많은 식품은 정어리(2mg)며, 그 다음은 고등어와 연어 순이다. 행복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원료, 트립토판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는 고기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트립토판 함량은 100g을 기준으로 할 때 토마토나 당근은 10mg 내외지만 쇠고기는 187mg, 닭고기는 250m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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