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MRI, 자궁 물혹도 치료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4/21 22:28
가임기 여성에 적합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물혹으로 여성의 20~30%가 가진 것으로 보고돼 있을 만큼 흔하다. 이것은 암이 아니며, 암으로 바뀌지도 않아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생리통이 심하거나, 빈혈을 일으킬 만큼 월경 출혈이 많아 불편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10년 전에는 자궁근종은 자궁을 절제하거나 복강경으로 혹을 제거하는 치료법이 주로 쓰였다. 이 치료법은 지금도 쓰이지만, 자궁벽이나 내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들은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자궁동맥색전술'과 '고주파근종용해술'이다.
자궁동맥색전술이란 혹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동맥)을 막아 혹을 천천히 '굶겨죽이는' 것이다.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진홍 교수는 "자궁동맥색전술은 근종의 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여주지만, 치료받은 사람의 40%가 근육통이나 복부통증 등 '색전 후 증후군'을 겪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고주파근종용해술이란 여성의 질이나 항문으로 초음파 장비와 바늘을 넣어 위치를 확인한 뒤 바늘에 열을 가해 혹을 녹이는 방법. 질이나 항문으로 기계를 넣어야 하고, 혹의 위치를 잘못 잡으면 주변 조직이 화상을 입는 단점이 있다. 강남차병원 영상의학과 윤상욱 교수는 "초음파는 온도 변화에 둔감해 정확하게 혹에만 열을 가하기 힘들다. 고주파근종용해술을 받다가 난소, 장 등 주변 장기가 타거나 뚫리는 부작용이 3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으면서 초음파로 혹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초음파는 주로 혹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진단용'으로 쓰이지만, 이 시술에서는 '치료용'으로 사용된다. 초음파를 혹에 집중적으로 쏘면 혹이 녹는다. 초음파는 한 곳에 쪼여도 뜨겁지 않으며, 통증도 일으키지 않는다. 녹은 혹 조각들은 천천히 몸에 흡수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는 "MRI를 이용하면 혹의 위치를 훨씬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MRI를 찍으면서 초음파로 혹을 제거하는 치료법은 주변 장기나 자궁벽, 내막을 손상하지 않아 가임기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나 이 시술을 받을 수는 없다. 혹이 여러 곳에 퍼져 있거나, 10㎝ 이상으로 클 때, 혹이 장이나 다른 장기에 가로막혀 있으면 받을 수 없다. 시술 비용(약 400만원)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