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요즘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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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노초를 찾아다녔던 진시황처럼 현대인들은 노화방지를 위해 새로운 시술에 관심을 쏟는다. 과연 노화방지 기술의 끝은 어디일까? 눈을 뜨면 새로운 시술들이 등장하는 요즘 병원가를 술렁이게 만드는 새로운 시술이 등장했다. 보형물이나 이물질이 아닌 내 몸에서 추출한 것으로 나를 치료하는 자가혈재생술과 줄기세포지방이식술이 그 주인공이다.  

‘헉’ 소리나는 가격? ‘혹’ 하는 효과

평소 아픈 것을 싫어한다거나 보톡스, 필러 등과 같은 이물질을 몸속에 주입하는 것이 꺼림칙했던 이들에게 귀가 솔깃해질 만한 시술이 등장했다. 그중 하나인 자가혈재생술은 성체줄기세포 재생을 촉진시키는 인자를 피부 속에 넣어주는 것이고, 줄기세포이식술은 피부를 재생시키는 줄기세포를 그 자체에 주입한다.

‘피주사’라고도 불리는 자가혈재생술의 첫 단계는 채혈이다.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병원에서 검사를 목적으로 할 때처럼 대략 15cc~22cc를 뽑는다. 그런 다음 혈액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혈장과 적혈구로 분리한다.
 
혈액을 원심 분리하면 55%의 혈장과 45% 혈구, 1%의 혈소판으로 나뉘어지는데, 혈장 중에서 혈소판과 싸이토카인, 성장인자를 많이 포함한 아래쪽의 혈장을 사용한다. 이것이 바로 PRP이다. 이 혈장을 원하는 부위에 주사하거나 프락셀과 같은 레이저 치료 후에 피부에 도포하여 침투시킨다. 그러면 활성화된 혈소판이 줄기세포를 끌어들여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의 탄력섬유세포를 생성시킨다. 생성된 탄력세포는 분화, 성장하면서 피부가 재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줄기세포이식술 역시 기본 과정은 PRP와 비슷하다. 빼낸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한 다음 특수 화학약품 ‘콜라게나제(Collagenase)' 효소 등을 넣어 배양한 뒤 얼굴 등 원하는 부위에 주사한다. 줄기세포 배양 세포는 조직 재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피부 탄력 섬유 등이 자연 증식돼 피부 나이를 되돌린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탑클래스 성형외과 전용훈 원장은 “줄기세포가 엘라스틴과 피부구조가 파괴되어 일어나는 튼살, 화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발표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는 그 자체로 주입하지 않고 원심 분리된 순수 지방과 혼합하여 이식한다. 지방의 생착률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100cc의 지방에서 얻어지는 줄기세포의 양은 15cc 정도의 적은 양이기 때문에 지방을 넣어 양을 늘리면 전체 부위에 고르게 주입하기 쉽다는 이유도 있다.

이 두 시술은 자기 것을 이용해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는 사실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지만 가격은 다른 시술들에 비해 고가이다. 현재 자가혈피부재생술은 100~300만원, 줄기치료는 100만원~500만원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 지방이식의 경우 부위별로 가격이 책정되지만 줄기세포 지방이식의 경우 얼굴 전체로 가격이 매겨진 경우가 많고 함께 쓰이는 레이저나 횟수에 따라 패키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또한 시술 시 사용하는 키트의 브랜드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하지만 고가에도 불구하고 40~50대 중년 여성들 사이 ‘피주사’ ‘혈액주사’라 불리며 그 인기는 날로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악안면기형 성형에서 탈모치료까지?

자가혈재생술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악안면기형 교정을 위한 뼈 재생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하지만 뼈의 재생보다는 상처치유 촉진, 염증, 재생, 화상, 궤양, 방사선 치료 후 피부질환 등에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면서 1990년대부터 미용 분야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름을 없애는 안면거상술의 경우 추출 성분을 상처 주위에 뿌려 빠른 회복을 돕고자 했고 그 와중에 정상 피부에도 효과가 있음이 알려지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최근에도 자가혈재생술의 분야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PRP를 두피에 주입했을 경우 손상된 두피를 재생하고 모낭세포를 형성해 모발을 만들어 준다는 점을 이용해 탈모치료에도 사용중이다. 또한 주부들 사이 피부탄력세포를 주입해 ‘이쁜이 수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여 ‘회음부 질 성형술’ 대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가혈재생술은 만능이 아니며 인기를 이용하는 병원도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직 통계를 낼 정도의 시술 데이터가 구축되지 않은 생소한 시술인 만큼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질성형은 생각한 것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에 주의해야 하며 일시적인 효과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자칫 세균덩어리 될 가능성 높아

새로운 시술일수록 사전 정보를 수집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환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병원과 의사를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으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시술 전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전용훈 원장은 “시술의 만족스런 결과를 위해서는 우선 몸에서 추출한 혈액이나 지방이 공기와 닿아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원심분리기를 돌릴 때에도 회전을 크고 넓게 해 성분들이 파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추출된 성분이 피부에서 올바로 작용하도록 균일한 간격으로 촘촘하게 여러 층에 걸쳐 주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과 지방에서 주요 성분들을 추출하는 과정도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다.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한번 내 몸에서 빠져나간 것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추출된 순간부터 오염과 변질은 시작되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막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외부 상태에 오래 노출되고 시간이 지연될수록 활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영양소가 농축된 혈장은 적정 온도만 갖춰진다면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쉽다. 현재 병원에 따라 방법은 다르지만 외부업체에 줄기세포분리를 맡겨서 가져오는 시스템과 병원 내에 무균실을 만들어 진행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병원 내 이 시설을 설치할 때 비용이 2000만원 이상으로 장비 구입에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이 두 시술이 고가인 원인 중 하나다.

추출 과정 중 사용하는 장비의 브랜드와 가격도 생각해야 한다. 자가혈재생술의 경우 시술에 사용되는 키트는 3곳에서 만들어지거나 수입된다. 그 중 L사의 원가는 40만원대로 가장 비싸며 아직까지 키트 사용을 둘러싼 찬반논란은 진행 중이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1마이크로리터 당 혈소판 수가 100만 이상 있어야 효과가 있다. 키트를 사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혈소판의 농도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가혈재생술과 줄기세포지방이식술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후기를 보면 간혹 몸살난 것처럼 온 몸이 아프거나 열꽃이 피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이는 분리되었어야 할 파이로겐 항원성분이 혈장에 섞여 있는 것으로 발열과 오한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 시술에 관해 아직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 심우영 교수는 “상처치유 효과는 밝혀졌지만 노화방지 주름살 제거 등의 효과에 대한 공식적으로 검증된 것은 없다. 현재로서는 학술지에 발표되거나 논문으로 나온 정확한 연구는 없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완벽하게 막고, 두 시술에 관한 연구와 통계가 나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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