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y Life] 의사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알지만 좀처럼 해소할 길이 찾지 못해 또 스트레스 받는다. 스트레스 하고는 거리가 먼 의사 3인을 만났다.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을 찾아 하는 것뿐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원리를 실천하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워보자.

Healthy People 1.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옥인영 교수
“나의 안티 스트레스 비법은 27년째 사모하고 있는 스쿼시?”




이미지

예순넷의 노신사가 반자지를 입고 스쿼시 코트를 날쌔게 뛰어다닌다. 옆 코트 젊은이와 비교해도 스피드나 파워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60대 날쌘돌이의 주인공은 바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옥인영(64) 교수다. 그의 스쿼시 사랑을 들어보자.

# 영국 유학 시절 알게 된 스쿼시

옥인영 교수는 병원 내에서 ‘운동 마니아’로 소문나 있다. 그는 테니스, 스쿼시, 골프, 스키 등 웬만한 운동은 다 한다. 가톨릭대 의대 재학시절 의대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며 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있다. 그래서일까? 병원 내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예순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활력이 넘쳤다.

“제가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성격이에요. 젊었을 때 윗사람들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좀 있었는데 지금은 원로다 보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네요(웃음).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면 스쿼시를 해요. 스쿼시를 하는 그 순간에는 모든 걸 잊을 수 있으니까요. 젊었을 때부터 스쿼시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곤 했어요.”

그와 스쿼시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은 그가 영국 옥스퍼드대 의대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던 해다. 그곳에서 그는 스쿼시라는 운동을 처음 알게 됐다.

“동료들 하고 테니스를 치는데 누군가가 ‘테니스를 잘 하는 걸 보니 스쿼시도 잘 하겠다’며 ‘스쿼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스쿼시’라는 운동에 대해 알게 됐어요. 영국 사람들이 스쿼시하는 모습을 보기는 했는데 그게 뭔지는 몰랐거든요. 스쿼시는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이에요. 그래서 영국에는 동네마다 스쿼시 코트가 있어요.”

동료들의 권유가 있긴 했지만 그가 처음부터 스쿼시에 호감을 가졌던 건 아니다. 당시 그에겐 ‘영국인에 비해 키도 작고 다리도 짧은 나는 스쿼시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얼마 되지 않아 키와 다리 길이는 스쿼시를 하는 데 불리한 조건이 아님을 알게 됐다.

“막상 스쿼시를 해보니 신체조건은 별 상관이 없더라고요. 스쿼시에서 중요한 것은 민첩성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예요. 영국에 있을 때 스쿼시하면서 참 재미있었어요. 벽을 보고 공을 빵빵 치고 있으면 공명되는 공 소리가 얼마나 멋있게 들리는지 몰라요. 그 소리 듣는 게 큰 행복이었어요. 20여 분의 짧은 시간에 운동이 많이 돼서 좋기도 하고요.”
 
# 스쿼시 향한 끝없는 애정은 앞으로도 계속!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서울의 스쿼시 코트를 수소문했다. 불행하게도 당시 국내에 있는 스쿼시 코트는 하얏트호텔과 르네상스호텔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잠실 롯데월드 헬스클럽에 스쿼시 코트가 생긴 것이다.

“롯데월드에 헬스클럽이 생긴 뒤부터 본격적으로 스쿼시를 시작했어요. 동호회 ‘스사모(스쿼시를 사모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만들었고요. 지금도 스사모 사람들과는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스쿼시를 해요. 그때부터 얼마 전까지 1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은 스쿼시를 했는데, 요즘은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해요. 제가 다니던 집 근처 헬스클럽의 스쿼시 코트가 없어졌거든요.”

2000년대 초반 스쿼시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이 동네 저 동네마다 ‘스쿼시 수강생 모집’을 알리는 플랫카드가 펄럭였다. 하지만 지금은 스쿼시 코트가 있는 헬스클럽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이에 대해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정식 규격의 스쿼시 코트는 천장이 상당히 높아요. 그런 곳에서 스쿼시를 해야 위험하지 않죠.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스쿼시 코트의 대부분은 정식 규격이 아니었어요. 그것들이 사라진 것이니 스쿼시 발전에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87년 스쿼시 코트가 단 두개였던 우리나라는 2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그 사이 스쿼시가 전국체전과 아시아체전 종목이 된 것. 지난 1998년부터 10년 동안 대한스쿼시연맹 회장을 맡다 올해 대한스쿼시연맹 명예회장이 되고, 2002년부터 세계스쿼시연맹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어 보였다. 한때 그는 스쿼시를 하다 상대방의 라켓에 왼쪽 눈을 맞으면서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쿼시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다시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될 일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쿼시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진다는 그는 “스쿼시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스쿼시를 하고 났을 때의 행복한 기분을 잊지 못한다는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스쿼시 배우기를 많이 권한다. 스쿼시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이란 점도 한몫 거든다.

“처음에는 가족에게 권했어요. 아내와 아이들 모두 스쿼시를 배웠고 자주는 아니어도 즐기는 편이에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스쿼시를 권해요. 저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도 스쿼시를 배울 수 있어요. 선수나 젊은 사람만큼은 못하겠지만 즐길 수 있을 만큼은 할 수 있거든요. 스쿼시는 주부들이 하기에도 좋은 운동이에요. 스쿼시 코트에서 보면 주부들 가운데 스쿼시 잘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들 말에는 ‘남편한테 받은 스트레스 벽보고 공치면서 해소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마음가짐을 바꿔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이야기다. 그는 “쉴 새 없이 걱정하거나 매사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좋게 생각하는 습관 먼저 들이라”고 당부했다.




Healthy People 2. 후즈후클리닉 피부과 윤수현 원장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으로 삶의 활력 찾아요”




이미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자리한 후즈후클리닉 피부과 윤수현(37) 원장. 피부과 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는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성껏 마련한 테이블은 그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 배우기

피부과 의사들이 받는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가 환자가 치료 결과에 만족하지 않을 때다. 윤수현 원장 역시 그렇다.
“피부과 치료라는 게 한 번 치료 받았다고 금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잖아요. 제가 봤을 때는 분명 좋아졌는데 환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한 번 치료 받고 두 번째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얼굴 표정이 안 좋으면 가슴이 철렁한다니까요(웃음).”
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은 비단 환자뿐만이 아니다. 네 살배기 아이가 아플 때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일을 하다 보니 아이가 아플 때 돌봐주지 못하는데 그럴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한 번은 아이가 폐렴에 걸린 적이 있어요. 며칠 간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데 남편과 제가 간호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예요. 그 사정을 안 의사 선생님이 ‘웬만하면 약을 써서 치료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아픈 아이에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때 마음이 참 안 좋아요.”

요즘 그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은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이다. 4년 전, 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교에 좋을 것’이란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전임의였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그는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 과정 3급과 2급을 수료했다. 각각 6개월 코스였다.

“친정어머니가 워낙 이런 쪽에 관심이 많으세요. 어릴 적부터 엄마가 하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배우는 게 어렵지도 않고 재미있더라고요.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을 하는 게 참 즐거웠어요. 예쁘게 해놓은 걸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요. 제가 배울 때 친정어머니도 함께 배우셨어요. 엄마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주말에 소품도 같이 사러 가고 했던 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당시 그는 마지막 코스인 1급 과정을 배우고 싶었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미국으로 유학 가는 남편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기간에 아이의 돌을 맞았다. 그는 자신이 익혔던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 돌상을 직접 차렸다. 그 날의 상차림은 지금까지도 가장 소중한 상차림으로 기억하고 있다.

“처음 이걸 배운다고 했을 때 남편은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한 걸 보더니 ‘능력이 대단하다’며 ‘이직해도 되겠다’고 말하더라고요(웃음). 가끔 양가 부모님이나 지인을 초대하기도 하는데 모두들 놀라워하면서 좋아하세요.”

# 배울수록 욕심이 생긴다

상 차리는 걸 좋아하는 주부는 드물다. 대부분의 주부는 상 차리는 걸 스트레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반대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상을 차리는 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정성껏 상을 차려 놓고 나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은 거창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솔직히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은 특별한 게 아니에요. 저는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을 해요. 예를 들어 저녁 메뉴로 김치볶음밥을 하면 그걸 밥공기에 담는 게 아니라 우아한 느낌의 접시에 담아요. 식탁의 한쪽에는 초를 켜두고요. 그렇게 하면 식탁 분위기가 180? 달라져요. 평범하던 김치볶음밥이 금세 고급 요리로 변신하죠.”

윤수현 원장은 아이 역시 그의 삶의 커다란 활력이라고 말했다.
“아이 얼굴만 봐도 스트레스가 풀려요. 아이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봐도 좋죠. 아이랑 놀다 보면 스트레스는 온데간데없고 마냥 행복하거든요. 매주 일요일 교회에서 영아들을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이에요. 제가 교회에서 영아부 교사로 활동하는데, 18개월에서 40개월 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이 정말 좋아요.”

스트레스 해소에는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골프와 마라톤을 하면 스트레스를 없애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10km를 완주한 적이 있을 정도로 운동에도 일가견이 있다.

“마라톤은 남편이랑 연애할 때 처음 했어요. 제가 원래 달리기를 잘 못하는데 당시 4km를 뛰었지 뭐예요. 그때 제 숨은 실력을 발견했어요(웃음). 그 뒤 10km 완주에도 성공했어요. 마라톤을 하면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풀려요. 마라톤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중독’ 된다고 하잖아요. 그 말이 딱 맞아요. 자꾸 생각나거든요.”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을 배운 뒤 그는 빵과 케이크 만드는 법도 배웠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꽃꽂이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다.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의 기본이 되는 게 바로 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를 배우고 나니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마저 배우지 못한 테이블 세팅과 데커레이션 1급 과정에도 도전할 예정이며, 평소 관심 있던 홍차강좌도 들을 것이다.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은 그의 삶은 활력으로 넘쳐흘렀다. 스트레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였다.




Healthy People 3.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어릴 적부터 꼭 하고 싶었던 ‘꿈의 드럼’을 연주해요”




이미지

초이스피부과 최광호(53세) 원장은 어릴 적 소망을 최근에야 이뤘다. 드럼을 연주하고 싶었던 그는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대학교 때는 그룹사운드 동아리, 쉰이 넘은 지금은 자신의 별장에서 드럼을 연주한다. ‘꿈의 드럼’을 향해 한발씩 나아가는 그의 열정이 빛난다.

#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드럼

드럼에 관심 많던 한 소년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드럼을 치고 싶었지만 공부 때문에 참아야 했다. 소년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은 고등학교 입학 후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면서다. 의대에 진학하고 나서는 학교 내 그룹사운드 동아리를 만들었다. 한양대 의대 ‘메디컬 사운드’가 그것이다. 동아리 창단 멤버이자 초대 회장이었던 이가 바로 최광호 원장이다.

최광호 원장이 드럼 연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양양에 있는 그의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은 산과 골짜기가 어우러진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별장에 들어서자 거실 가운데 놓여 있는 드럼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3년 전에 구입한 드럼이에요. 좀 비싼 모델이죠. 솔직히 말하면 제 실력에 비해 너무 과분한 드럼이에요.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드럼에 관심은 많지만 소질은 없거든요(웃음). 대학가요제에도 출전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어요. 우리 팀 바로 앞에 산울림이었던 게 생각나네요. 드럼 연주에 소질은 없어도 이 드럼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니 구입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이 드럼은 제 ‘꿈의 드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격이 낙천적인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환자가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말하거나 치료 받은 환자가 만족해하지 않을 때, 오래 일한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초이스피부과는 현재 하계점, 신사점, 평촌점, 동수원 점이 있다. 4개 병원의 대표원장인데 스트레스가 없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스트레스를 받아도오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저 같은 경우 어릴 적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그게 드럼이에요.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어린 시절 혹은 젊은 시절 꼭 하고 싶었던 게 있다면 늦기 전에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꿈이 이루어지면 일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 따위는 말끔히 날아가 버릴 테니까요. 1주일에 한두 번씩 골프를 치는데 그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요. 넓디넓은 자연에서 하는 운동이라 그런가 봐요. 그리고 또 하나, 술도 빼놓을 수 없어요. 워낙 술 마시는 걸 좋아해 1주일에 세 번 정도는 술자리를 갖거든요. 건강 생각해서 앞으로는 조금씩 줄일 생각입니다.”
 
# ‘꿈의 드럼’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

그의 별장에 있는 드럼은 전자드럼이다. 일반 어쿠스틱 드럼은 기타, 베이스, 키보드가 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전자드럼을 선택했다.

“혼자 어쿠스틱 드럼을 치고 있으면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20~30분 정도 되면 맥이 탁 풀리면서 더 이상 연주하지 않게 되죠. 하지만 전자드럼은 달라요. 전자드럼은 헤드폰만 연결하면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의 다른 사운드가 지원되거든요. 2시간을 쳐도 고독하다는 생각은커녕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는 한 달에 서너 번 정도 가족과 함께 별장을 찾는다. 별장 거실에는 드럼 외에 노래방 기기도 있다. 그는 가족들이 부르는 노래에 맞춰 드럼을 치다 보면 스트레스는 금세 사라진다고 말했다. 가끔씩 별장에 반가운 이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대학 동아리 후배들이다. 나이로 치자면 까마득히 어린 후배들이지만 세대차는 전혀 못 느낀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드럼 연주에 몰두하고 있는 그에게서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눈앞에는 그저 드럼을 사랑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뮤지션이 존재할 뿐이었다. 몇 분간의 연주를 마친 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드럼 치기 시작한 지 30여 년이 됐는데 아직도 실력이 모자라요. 박자는 잘 맞추는데 말이죠(웃음). 한때 드럼 레슨을 받은 적도 있어요. 출근하기 전 아침에 레슨을 받고 퇴근하고 난 뒤 몇 시간씩 연습하곤 했어요. 연습하면 할수록 연주 실력이 나아지거든요.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꿈도 못 꾸고 있는데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또 레슨을 받을 생각이에요.”

드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은 어린아이의 모습만큼이나 순수했다. ‘꿈의 드럼’을 향한 그의 열정은 쉬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던 길, 그에게 피부 관리법을 물었다. 그는 “유감스럽지만 피부는 타고 나야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좋은 피부를 타고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피부가 나쁘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대신 자신의 피부타입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관리를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건조한 사람은 유분기가 있게 하고, 지루성인 사람은 세안을 많이 하는 게 피부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취재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 김민정 월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