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성에 관한 말 못할 고민
진행 김민정 월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입력 2009/03/19 09:25
Sex Doctor Q&A
한 이불 덮고 자는 부부 사이라도 하지 못할 말이 있다. 특히 성(性)에 관한 이야기는 나이가 들어도 어렵기만 하다. 아내와 남편이 털어놓는 성에 관한 말 못할 고민에 대해 비뇨기과와 부인과 전문의 3인이 들려주는 속 시원한 답변을 공개한다.
Q 결혼한 지 8년 된 부부입니다. 결혼 초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섹스리스 부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결혼한 지 3년째 되던 해부터 성관계를 맺을 때 사정감이 들지 않았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저를 위해서 성관계에 응했다고 합니다. 남편의 사정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정혜정·35세·서울 은평구 대조동)
A 사정감 소실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남성호르몬 저하에 따른 '저성선증'을 들 수 있습니다. 남성의 몸에서 성욕을 유발하고 사정액을 만드는 유일한 물질이 남성호르몬이기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20대 초반 최고치를 보이다가 30세가 넘으면서 매년 1% 정도씩 감소해 70대에는 20대의 1/3 수준까지 떨어지며, 동시에 성욕과 사정액의 양도 현저히 줄어듭니다. 사정액은 전립선을 수술하거나 정낭에 이상이 있을 때도 줄어듭니다.
사정액의 2/3는 정낭에서 나오는 분비액으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정감 소실은 발기력이 강하지 않아 성 반응이 떨어지거나 심리적인 억압으로 흥분이 고조되지 않아도 생길 수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이 원인이면 호르몬 보충요법이 도움이 됩니다. 발기력이 떨어져 성 반응이 약한 경우에는 약물이나 주사요법으로 발기력을 증가시켜 사정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심리적인 게 원인일 때는 전문가의 심리 상담이 필요합니다. By 도성훈 원장
Q 중년 남성입니다. 최근 검사 결과 협심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협심증이 있는 사람이 성관계를 가져도 괜찮을까요? (이진성·48세·서울 강남구 논현동)
A 협심증은 심장부가 갑자기 쑤시고 아프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심장벽 혈관의 경화, 경련, 협착, 폐색 등으로 심장 근육에 흘러드는 혈액이 줄어들면서 일어납니다. 협심증이 있다고 해서 성관계를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협심증이 성관계를 갖는 데 문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있는 사람이 복용하는 약물을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저혈압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By 이웅희 원장
Q 그 동안 깔끔하게 성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부터 성관계를 하면 질 분비물이 많이 나오고 그 부분의 냄새도 심해졌습니다. 산부인과를 가야 하는 걸까요? (유진아·35세·충북 충주 성남동)
A '특히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나면서 질 분비물이 증가했다'면서 병원을 찾는 여성이 많습니다. 이 경우를 '세균성 질증'이라고 합니다. 여성의 질 안에는 몸에 이로운 여러 세균이 자라고 있는데 그 가운데 유산균이 대표적입니다. 유산균은 질 안을 산성으로 유지시켜 다른 세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합니다. 만약 질 안 유산균이 없어져 질 안의 산성도가 증가하면 외부 생식기 주위에 있는 세균이 질 안으로 유입돼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세균성 질증이 있으면 약물치료를 받고, 질 안을 강한 산성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알칼리성 비누 사용을 제한하고 중성인 물로 자주 세척함으로써 질 안 산성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By 조수현 원장
Q 성기 윗부분에 아주 작은 여드름 같은 것이 났습니다. 성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인지, 성병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박성현·29세·대전 서구 용문동)
A 성기 윗부분에 난 것이 붉은 반점처럼 보인다면 성관계와 연관 있는 여러 가지 피부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여드름 같은 것이 처음 났을 때 물집처럼 생겼었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보기에 '아주 작은 여드름 같다'고 표현한 것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진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일 성병의 위험이 있는 병력을 갖고 있다면 정확한 확인을 위해 비뇨기과를 방문해 진료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By 이웅희 원장
Q 5년 전 정관수술을 받은 뒤 오른쪽 고환이 아픈 정도는 아니지만 손으로 만지면 약간의 통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부부관계를 갖고 나면 고환이 커지고 아픕니다. 왜 그런 건가요? (이진수·40세·경기 구리 인창동)
A 정관수술은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묶거나 절단하는 수술입니다. 정관수술을 한 사람들 가운데 2/3 정도는 고환 바로 위 정관 수술한 부위에 덩어리가 만져진다고 호소하는데, 이를 '정자 육아종'이라고 합니다. 정자 육아종은 정관 수술 시 부고환이나 부고환 근처 미세혈관이 파열되는데, 부부관계를 가지면 파열된 부위로 정자가 새어나가기 때문에 생깁니다. 정자 육아종이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을 못 느낍니다. 통증을 느끼는 이는 2~3% 미만입니다. 통증이 있더라도 그대로 놔두면 저절로 없어지고, 진통소염제 등을 이용해 증상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통증이 괴로울 정도로 심하면 정관복원술을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By 도성훈 원장
Q 성관계 시 여성도 사정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여성이 사정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사정을 하는 것이 정상인지, 안 하는 것이 정상인지 궁금합니다. (김현지·27세·서울 강동구 고덕동)
A 여성이 사정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이 사정을 하며, 사정액은 극히 소량이어서 본인이나 배우자가 감지하지 못한다는 이론이 지배적입니다. 일부에서는 여성의 사정액은 요도를 통해 나오며, 마치 소변처럼 많은 양이 배출된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사정액은 소변과는 다르며, 남성의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과 같으므로 여성의 전립선액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간혹 '성관계 시 너무 많은 양의 사정액이 분비돼 방수커버를 준비해야 할 정도'라며 불편함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여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사정은 개인차가 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정을 한다고 혹은 사정을 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By 조수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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