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석회화<石灰化·calcification>, 칼슘 많이 먹으면 몸이 돌처럼 굳는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신장에 이상 없으면 괜찮아… 유방 석회질, 악성땐 제거해야 관절에 쌓이면 통풍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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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CT(컴퓨터 단층촬영)나 X선 검사를 받고 난 뒤 "석회화가 보입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석회화(石灰化·calcification)란 칼슘이 과도하게 침착돼 몸의 조직이나 기관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것이다. 석회화된 조직은 석회질이라고 부른다.

석회질은 결석과는 다르다. 담낭·요로 등에 잘 생기는 결석은 담즙·소변과 같은 체액이나 노폐물 등이 칼슘의 작용으로 단단하게 뭉친 결정이다. 석회질은 혈관·관절·유방 등 다양한 부위에서 생기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다.

유방 석회질은 초기 유방암의 신호?

중년 여성들에게 흔한 유방 석회질은 양성·악성여부에 따라 위험도에 큰 차이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손병호 교수는 "유방 석회질 중 악성은 전체의 10% 이하이다. 석회질이 있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양성 석회질은 커지거나 암으로 바뀌지 않으므로 놔두고 정기 검진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악성은 다르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한원식 교수는 "조직 검사를 해보면 악성 석회질의 절반이 유방암이다. 악성 석회질은 아주 초기 유방암을 뜻하므로 즉시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방 석회질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방에 염증이 있었거나 유방을 심하게 부딪힌 경험, 유방 수술을 받은 사람 중에서 유선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이 잘 배출되지 못할 때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 석회질은 유방 촬영술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의 지표, 혈관 석회질

혈관 벽을 구성하는 세 개의 층 중에서 중간인 근육 층에 칼슘이 쌓이는 것을 '혈관의 석회화'라고 한다.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 혈관이 석회화되면 딱딱해진다. 그렇게 되면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혈전(피떡)이 잘 생기며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정민 교수는 "혈관의 석회질은 비만, 고지혈증 등으로 생긴 미세한 염증들이 아무는 과정에서 생긴다. 혈관에 석회질이 있으면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를 뜻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일부 개원가에서 혈액 내 칼슘을 제거해준다는 킬레이션 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주사를 맞는다고 혈액 내 칼슘이 모두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혈관 내 칼슘을 없앤다고 협심증이나 뇌졸중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관절·인대 속 석회질은 통증 유발

뚜렷한 원인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나 어깨가 아프면 관절이나 인대의 석회질 침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인대에 칼슘이 쌓이는 것은 '석회화 건염', 관절강 내에 칼슘이 쌓이는 것을 '가성통풍'이라고 한다. 석회화 건염과 가성통풍은 40~50대부터 잘 생긴다. 엉덩이나 무릎, 어깨관절이 끊어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초래한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는 "나이가 들면 특정 관절과 인대에 석회질이 생기는데, 이유는 아직 잘 모른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관절과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방어 기전의 하나로 칼슘이 모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관절이나 인대에 칼슘이 쌓이면 처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진통제를 복용한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이나 인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다.

칼슘 많이 먹어도 석회질 안 생겨

몸에 가장 많은 영양소인 칼슘은 대부분 뼈와 치아를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1%가량은 혈액을 타고 돌면서 근육이나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 응고를 돕는다. 혈액 내 칼슘이 필요한 이상으로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 쌓이면 석회질이 생긴다.

고정민 교수는 "석회질이 생기려면 칼슘이 꼭 있어야 한다. 칼슘은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혈관이나 인대 등 조직을 시멘트처럼 굳게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석회질이 잘 생길까? 그렇지 않다. 성지동 교수는 "칼슘 보충제나 우유 등으로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부갑상선 호르몬,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체내 칼슘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칼슘이 특정 부위에 잘 침착(沈着)되는 이유로는 노화·고지혈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폐에 생긴 석회질은 앓은 흔적… 걱정 안해도 돼

뇌와 폐에도 석회질이 생길 수 있으나,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뇌에 생기는 석회질은 90% 이상이 기저핵에서 생긴다. 기저핵 석회질은 65세 이상 노인의 20~3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기저핵은 대뇌 안에 있는 작은 조직으로 운동 시 미세하게 힘을 조절하고 저장된 기억을 활용하는 데 관여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기저핵 석회질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치매 환자들의 뇌에 미세한 석회질이 있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기저핵에 석회질이 있다고 다 치매가 생기지는 않으므로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뇌의 기저핵이 아닌 소뇌나 측두엽 등에 석회질이 생기면 간질이나 심각한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폐 석회질은 과거에 폐결핵, 규폐증이나 석면폐증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는 "폐 질환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해당 부위에 칼슘이 모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폐 석회질은 일종의 흔적일 뿐이어서 호흡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호흡기 질환을 더 잘 생기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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