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아내가 털어놓는 성에 관한 말 못할 고민

진행 김민정 월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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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불 덮고 자는 부부 사이라도 하지 못할 말이 있다. 특히 성(性)에 관한 이야기는 나이가 들어도 어렵기만 하다. 아내와 남편이 털어놓는 성에 관한 말 못할 고민에 대해 비뇨기과와 부인과 전문의 3인이 들려주는 속 시원한 답변을 공개한다.


조수현 원장

Q 언제부터인가 성 관계를 할 때면 질 내부가 쓰리고 아프더라고요. 질 분비액이 줄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활제가 도움이 된다고 들었는데 건강에 나쁘진 않은지, 어떤 것을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박여진 37세 경남 진주 상대1동)

A 질 윤활제 사용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공적인 윤활제보다는 생식기에서 윤활액이 분비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상의해 애액이 잘 분비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관계 시 충분한 전희를 통해 성적 흥분이 고조되면 아내 스스로 성적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했음에도 애액이 잘 분비되지 않으면 성의학 전문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찰받고 상담해야 합니다. 진찰 결과 애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산부인과에서 윤활제를 구입하면 됩니다.
 

이웅희 원장

Q 친구들에게 ‘성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가 ‘갱년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밤일이 시원치 않은 게 남성 갱년기와 관계있나요? 만일 그렇다면 해결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이윤철 43세 경기 구리 인창동)

A 남성갱년기와 성기능 장애는 관련이 매우 높습니다. 남성갱년기 중 가장 흔한 것은 노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생체에서 이용 가능한 남성호르몬이 점차 감소하면서 성에 관한 욕구와 기능 면에서 감퇴하는 현상입니다. 30~40대 남성의 갱년기는 주로 비만인 사람이나 대사증후군을 지닌 남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그런 남성의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남성호르몬이 낮아지고 성기능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병원을 찾아가 남성호르몬을 측정하고, 성기능 변화를 일으킨 요소가 무엇인지 검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도성훈 원장

Q 인터넷을 통해 성관계를 할 때 사정을 늦춰주는 스프레이와 콘돔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구입해서 써봤는데 정말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부작용은 없는 건지,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계속 더 많은 양을 쓰면 내성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심진수 32세 서울 반포구 잠원동)

A 조루증에 사용되는 약품에는 스프레이와 연고 두 가지 형태의 제품이 있습니다. 이 약품들은 페니스의 지각과민신경을 완화시켜 사정을 늦춰 주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보통 끈적임이나 이물감 혹은 단시간 내 효능이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관계 전에 별도로 씻지 않아도 되며, 약을 바르고 10분 내에 효과가 발휘되고, 피부에 신속히 흡수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등 고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을 자주 그리고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그 효능이 떨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콘돔 안에 국소마취제를 넣어 귀두의 감각을 둔하게 하는 일명 ‘마취콘돔’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취콘돔은 사정을 늦게 하도록 유도해 섹스 시간을 늘리게 하는 콘돔이지만, 발기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마취콘돔을 사용하면 귀두감각이 지나치게 둔화돼 발기 자체가 안 되는 등의 부작용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자신의 발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일단 비뇨기과를 찾아 발기력 약화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그에 따른 처방을 받는 게 올바른 방법입니다.

이웅희 원장

Q ‘자전거 타기를 하는 여성들은 성감각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봤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며, 저 같은 남성도 자전거 타기를 많이 하면 성감각이 떨어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성현 35세 서울 강서구 목동)

A ‘자전거 타기를 하는 여성들은 성감각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장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거나 회음부에 만성적인 압박을 가하면 내음부 동맥과 신경을 압박해 혈관 및 신경 손상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회음부 감각에 이상이 있거나 성적자극에 대한 인지 저하 등을 호소하는 여성에게 회음부를 압박하는 원인이 있다면 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성의 성기능 장애는 혈관 손상에 의한 것이 많습니다. 음경 내 혈관이 손상되면 발기부전을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수현 원장

Q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성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가끔씩 그곳이 가려운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이소현  29세  대구 달서구 도원동)

A 생식기가 가려운 것은 곰팡이 감염 또는 알레르기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여성의 질 내부는 항상 pH 4.5~5.5 정도의 약산성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세균 증식을 억제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질 내부가 알칼리성으로 변하면 병균이 침입해 질환을 일으킵니다. 여성 4명 중 3명이 일생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칸다디성 질염을 앓는다는 통계가 있고, 여성의 40~50%가 2회 이상 질염으로 고통 받는다고 합니다.

질염을 일으키는 주범은 트라코모나스를 비롯해 칸디다, 가드네렐라균 등이 있습니다. 생식기 가려움증은 질병에 따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가까운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찰 받는 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가려운 부위를 직접 긁는다든지, 연고를 발라 가려움증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도성훈 원장

Q 40대 남성입니다. 아내는 점점 의욕이 불타는 것 같은데 저는 그 반대입니다. 젊은 시절에 비해 자신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부부 성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지압법이나 운동법을 알고 싶습니다. (김영준  36세   경기 안양 호계동)

A 성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것 중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케겔운동입니다. 케겔운동은 남성의 사정이나 조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사정을 억제해 주는 근육과 같기 때문입니다. 케겔운동법은 아주 간단한 편입니다. 평상시 회음부와 항문 주변의 근육에 강하게 힘을 줘 괄약근을 수축하고 잠시 뒤 이완하기를 반복하면 됩니다. 케겔운동과 더불어 항문과 엉덩이의 근육을 강화시키면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전립선과 쿠퍼선에도 자극을 주므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월간 헬스조선>의 ‘Sex Doctor Q&A’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성에 관한 말 못할 고민이나 궁금증이 있는 분은 애독자 엽서 또는 이메일(minjung@chosun.com)로 말씀해 주세요. 비뇨기과, 부인과 등 전문의 3인이 속 시원하게 답변해 드립니다. *독자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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