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 잔·생선·채소류는 큰 영향 없어

통풍(痛風)의 2대 고민이 '심한 통증'과 '재발'이다.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병명이 붙을 정도로 아픈 증상은 일단 치료하면 없어진다고 하자. 하지만 통풍은 한번 생기면 90% 이상 재발하는 만성질환이어서 얼마 뒤 또 찾아오기 때문에 고민이다.

재발을 막으려면 식생활 등 생활습관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 통풍의 주 원인으로 알려진 혈중 요산 농도는 음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통풍을 경험한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할 지'가 평생 걱정거리다.

통풍은 음식 중 '퓨린'이란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인 요산이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재범 교수는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음식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적어와 먹어도 되는지 일일이 묻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을 가장 많이 만드는 음식은 술과 단백질 식품. 이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술을 끊고 육류 섭취를 줄이라고 한다.

술 중에서 맥주는 요산의 원료인 퓨린의 함량이 높아 절대 금물이며, 소주나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도 요산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와인은 조금 다르다.

미국 하버드의대 최현규 박사팀은 12년 간 4만7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하루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시는 것은 통풍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지난 2007년 미국 의학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영욱 교수는 "통풍 환자는 대부분 40대 남성인데 이들에게 평생 금주하라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통풍 환자의 40%는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와인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섭취도 마찬가지. 붉은 살코기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 시금치나 콩 등 채소에 든 단백질은 요산 생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다.

송 교수는 "과거에는 단백질이나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당연히 통풍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이런 통념을 깨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에 든 단백질, 퓨린의 양과 체내에서 만들어내는 요산의 양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은 요산 농도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지만, 먹는 것에 너무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음식으로 떨어지거나 올라갈 수 있는 요산의 양은 기껏해야 1~2㎎/dL에 불과한데, 통풍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혈중 요산이 5~7㎎/dL 이상 증가해 있으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을 잘 챙겨먹는 것이라고 홍 교수는 말했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비타민C를 하루 500㎎씩 복용하는 것은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춰 통풍의 발생을 억제하며, 반대로 과당이 많이 든 과일 음료나 탄산 음료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여 통풍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지난 2006년 미국 류머티스 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