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뉴트리션
아미노산 풍부한 우리 식탁 최고급 식품
취재 서영란 기자 | 사진 조은선(상상이 스튜디오)
입력 2009/01/30 10:51
[Power Food] 우리 식탁 위의 최고급 식품
아낌없이 주는 소(牛) 이야기
농경민족인 우리에게 소는 충직한 일꾼이었고, 쇠고기는 일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한 최고급 음식이었다. 평생 논밭을 갈고 집안의 온갖 궂은 일에 힘을 쓴 뒤엔 그 큰 눈을 껌벅이며 아낌없이 자신을 내 놓았다. 선조들은 그렇게 고마운 소를 머리부터 꼬리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식탁 위에 고스란히 올려 귀중한 양식으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쇠고기에 대한 한국인의 느낌은 여느 고기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소, 육류 중 최고의 미감을 자랑하는 소와 쇠고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단백질과 비타민B12가 풍부한 식품, 쇠고기
쇠고기에 가장 많이 함유된 성분은 양질의 단백질이다. 식물성 단백질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고 성장기에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함량도 높다. 쇠고기를 저온냉장 상태로 10~14일 정도 숙성시키면 단백질이 아미노산 등으로 분해되어 고기조직이 연해지고 맛과 향이 좋아진다.
2005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10대 부족 영양소’ 중 하나인 비타민B12는 육류를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 소의 살코기에는 비타민B12가 3.4~4.5㎍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소 간에 31~120㎍ 정도로 다량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빈혈, 신경계 장애 등이 일어나기 쉽다. 빈혈은 철분이 부족해도 잘 생기는데 쇠고기는 철분의 주요 공급원이다. 이런 이유로 임신 중이거나 수유기 여성은 쇠고기를 부족하지 않게 챙겨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문제도 많다. 쇠고기는 비타민A와 비타민C 등은 부족하다. 또 산성식품이다. 때문에 알칼리성이면서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코기에 지방이 촘촘히 박힌 고기를 선호하는데, 포화지방산이 높아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므로 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리드대학연구팀이 영국 암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폐경기 이후 여성이 쇠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를 매일 먹으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여성이 폐경기를 맞으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Story 1. 소의 주요 품종 이야기
누런 황소와 젖소만 보고 자란 사람이 외국을 여행해보면 소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깜짝 놀라게 된다. 미국과 호주 등에서 주로 수입되는 품종은 물론이고, 흔히 볼 수 없는 칡소 등 희귀종까지 모두 소개한다.
한우
약 2000년 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지내온 토종 품종이다. 성질이 온순하고 다리와 발굽이 튼튼해 초기에는 일소로서 키워졌다. 요즘은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병에 강하며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편이다. 체구는 다른 품종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고기 조직이 세밀해 마블링 형성이 뛰어나다.
제주 흑우
기원전부터 제주도에 살았던 소로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명품 대접을 받았다. 한때 멸종 위기에 놓였으나 1993년 제주도가 23마리를 확보하고 보호종으로 지정해 증식사업을 실시한 결과, 현재 730여 마리에 이르렀다. 일반 한우보다 크기가 20% 정도 작으며 비육기간도 36개월 정도로 한우보다 6개월 길어 채산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육질이 뛰어나며 담백한 맛을 내는 고급 품종이다.
칡소
머리부터 꼬리까지 칡덩굴 같은 무늬가 있어 칡소라 불린다. 그 모습이 마치 호랑이 무늬 같다 하여 호반우라고도 한다. 충청북도가 전국 칡소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호반칡소’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덩치가 한우에 비해 큰 편이며 육질이 우수하다.
애버딘 앵거스
스코틀랜드가 원산인 덩치가 큰 흑소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아무 것이나 잘 먹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는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지방이 잘 발달해 있으며, 마블링이 우수하다. 다 큰 수소의 경우 약 800kg 내외다.
헤어포드
얼굴이 흰 영국산 소. 수소 체중이 약 700kg 내외로 작은 편이지만 체질이 강해 초원에 방목하며 키운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미국, 호주 등지에 많다. 헤어포드의 품질은 아메리칸헤어포드협회(AHA)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품질 관리 프로그램(CHB) 인증을 받은 고품질 소는 따로 표기된다.
샤로레
프랑스가 원산지로 현재 프랑스 축우업계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는 약 1000kg 내외로 체구가 큰 편이며 성장도 빠르다. 그러나 난산율이 다소 높고 번식율이 낮은 편이다. 육질과 고기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최근 개선되고 있다. 국내에도 수입해 사육된 적이 있던 품종으로 한우와의 교잡시험에 이용되었다.
화우
일본산 육우를 총칭하는 말. 약 100년에 걸쳐 개량되어 지방이 근육조직 내부까지 침착되어 마블링이 훌륭하고 육질이 섬세하다. 4가지 품종이 있으나 흑모화종(검은 털에 뿔이 있는 소)이 가장 대표적이며 전 화우의 85%를 차지한다. 체구가 큰 편으로 호주에서도 많이 사육되고 있다.
홀스타인
네덜란드 북부가 원산지인 젖소. 체중이 1000kg 이상으로 크며 흰색과 검은색 얼룩무늬가 있다. 다름 품종이 생산한 우유보다 유지방 함량이 적은 편이며 영국과 미국에서는 육우 수컷과 교배해 고기 소로서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거세한 젖소를 고기소로 판매하는데 2등급 정도의 판정을 받는다.
Story 2. 소의 어느 부위를 먹을까?
우리 민족은 소 살코기는 물론이고 뼈, 내장, 꼬리 등 모든 부위를 요리해 먹는다. 뿔과 가죽 등은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예부터 “소는 하품밖에 버릴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많다. 우리가 먹는 쇠고기가 소의 어느 부위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쇠고기 전문가 김영석 대표에게 배워보자.
“쇠고기는 크게 10개 부위, 더 자세하게는 39개 부위로 나뉩니다. 조금씩 부르는 이름이 다를 때도 있죠. 주요 부위를 살펴볼까요?”
김영석 대표 : 16년 가까이 정육업계에 종사한 고기 전문가. 서울 상도동에서 한우 판매 인증점이자 정육형 식당인 ‘한우리’를 운영하고 있다.
#1 목심
지방질이 별로 없고 근육이 발달한 부위. 주로 불고기나 국거리 용으로 쓰인다.
#2 등심
갈비 위쪽에 붙은 살로 등뼈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윗등심, 꽃등심(가운데 등심), 아래 등심, 살치살로 구분된다.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적당히 섞여 있어 고급 부위에 속한다. 구이와 스테이크, 전골로 먹는다.
꽃등심
지방질이 꽃처럼 피어났다 하여 ‘꽃등심’이라 불리며 구이용으로 가장 사랑 받는 최고 부위다. 떡심(근육)이 박혀 있기도 하다.
아래 등심
등심에서 채끝 쪽에 가까운 부위를 말하며 떡심이 없고 부드럽다. 등심 중 지방질 함량이 가장 높다.
살치살
갈비와 등심 사이에 붙어 있는 살코기로 소량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다. 마블링 상태가 좋은 편이며 육즙이 풍부하다.
#3 채끝
등심과 이어진 부위로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적당히 섞여 있다. 구이,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먹는데 고기 조직이 굵으며 미디엄으로 구워야 맛이 퍽퍽하지 않다.
#4 우둔
소의 엉덩이 부위로 우둔살과 홍두깨살로 나뉜다. 살코기로 이루어졌으며 고기의 질은 연한 편이다. 장조림, 육회, 육포, 불고기용으로 자주 쓰인다.
#5 앞다리(전지)
앞다리는 꾸리살, 앞다리살, 부채살 등으로 나뉘며 힘줄이 있어 부분적으로 질긴 부위가 있다.
앞다리살
고기 결이 고운 편으로 불고기 용으로 주로 쓰인다.
부채살(낙엽살)
앞다리의 가장 윗부분에 얹혀 있는 근육으로 고기 결이 균일하고 부드럽다. 쫄깃쫄깃한 맛이 나며 주로 구이용으로 쓰인다.
#6 갈비
옆구리에 있는 갈비뼈를 감싸고 있는 살로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 중 하나다. 갈비, 갈비본살, 안창살, 토시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이와 찜, 탕으로 요리하기에 적당하다.
갈비살
갈비뼈 사이에 있는 살코기를 중심으로 떼낸 부위. 좁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살코기 내에 지방이 침착해 있어 촉촉하다.
갈비본살
살치살과 차돌양지 사이에 위치한 근육으로 근육 내 지방이 알맞게 분포되어 있고, 살코기의 육질도 균일해 구이용으로 좋다.
토시살
소 한 마리를 잡아도 최대 7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은 희소 부위. 쫄깃하며 안심, 등심 등 여러 부위의 맛이 복합적으로 난다.
#7 안심
허리뼈 안쪽에 채끝과 맞닿은 부위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가장 연하다. 겉면에 지방이 붙어 있는데 가공 시 이것을 제거하며 스테이크로 많이 먹는다.
#8 설도
소의 뒷다리 쪽에 붙어 있는 궁둥이살. 보섭살, 설깃살, 도가니살, 삼각살 등으로 구분되며 고기질은 우둔과 비슷하다. 주로 산적, 장조림, 육포 등에 이용한다.
#9 사태
소의 장딴지 부분으로 운동량이 많아 단단하다. 앞사태, 뒷사태, 뭉치사태, 아롱사태, 상박살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큰 부위를 아롱사태라 한다. 삶아서 먹으면 부드러우며 육개장용으로도 좋다.
#10 양지
주로 국거리용으로 사용하는 부위로 지방층이 두껍게 형성되어 있다. 소의 가슴과 배 부위를 말하며 양지머리, 차돌박이, 업진살, 치마살 등으로 나뉜다.
양지머리
탕이나 국거리 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부위. 맛이 좋아 육수를 낼 때 좋다.
치마살
치마처럼 복부를 덮고 있어 치마살이라 부른다. 육질이 조금 단단하고 근육이 굵고 거친 편. 구이용으로 많이 쓴다.
#11 우족
보신용으로 곰탕 등을 끓일 때 사용한다. 젤라틴이 많이 들어 있어 국물이 진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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