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아토피·화상 등에 효과
노인성·만성 질환 치료법으로 인정받아
온천 치료비 70% 건강보험 적용…저소득층 교통비 지원
이 곳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온천 치료 병원은 슈발래 온천병원. 지난해 연말 이 병원을 찾았다. 유황냄새로 가득한 2층의 한 치료실. 일반 병원의 진료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치료실 천장에는 굵은 수도 파이프가 지나가고 있었고, 여기에 달린 수도꼭지에서 온천수가 흘러 나오게 돼 있었다. 수영복을 입은 채 치료실 침대 위에 엎드린 다미안느 뒤랑(54)씨는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만성 무릎 통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약 2m 높이의 수도꼭지 5개에서 나온 온천수가 환자의 몸에 떨어져 흘러 내렸다. 잠시 뒤 물리치료사가 치료실에 들어와 약초로 만든 오일로 환자의 무릎 관절 부위를 마사지했다.
50분 간의 마사지가 끝난 뒤 병원 직원이 70℃의 뜨거운 진흙(머드)이 담긴 통을 들고 왔다. 물리치료사는 머드를 환자의 무릎과 발목, 팔목 등 관절 부위에 골고루 바른 뒤 관절을 비닐 랩으로 감쌌다. 1시간쯤 지난 뒤 환자가 치료실 한 구석에 돌아 서자 물리치료사가 호스를 이용, 강한 온천수 물줄기를 환자의 관절 부위에 쏘았다.
뒤랑 씨는 "파리에서 의사로부터 3주간 온천치료를 받으라는 처방을 받고 여기 왔다. 처음 올 때보다 통증이 훨씬 줄었고, 무릎 관절도 더 잘 굽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층 또 다른 치료실. 치료실 한 쪽에 큰 망원경처럼 생긴 원형 통이 놓여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환자들이 의자에 앉아 그 안에 두 손을 집어 넣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 기구는 통 안에서 따뜻한 온천수가 뿜어져 나와 관절염을 앓고 있는 손을 마사지해준다. 큰 족욕기처럼 생긴 다른 기구는 온천수로 무릎과 발목 등 하체 관절을 마사지해준다.
이 병원의 온천전문의 자끄 비데 진료과장은 "이곳 온천수에 함유된 성분과 머드에 든 수 십 종의 미네랄 성분은 근육과 림프, 혈관 등에 침투해 약물을 복용하는 것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약물 복용과 달리 온천수는 부작용이 없어 만성질환자들이 여러 번 치료를 받아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 온천타운의 호흡기 질환 전문 마를리오레즈병원. 치료실 벽에는 산소마스크처럼 생긴 기구들이 달려 있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유황 온천에서 나오는 증기를 흡입하는 기구들이다. 이 병원 제라르 스테판 온천전문의는 "호흡기 질환 대부분은 기도와 인후 기관 점막 염증이 원인이다. 유황 온천 수증기 입자는 기도 점막 염증을 줄여주고 과민성도 훨씬 줄여준다"고 말했다. 약물보다 효과 좋은 장점이 있으나 치료기간이 3주 정도로 긴 것이 단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또다른 온천 타운 라로슈포제(La roche -pos ay). 파리에서는 TGV로 2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에 인접한 인구 1500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이 곳은 온천수에 셀레늄 성분이 많아 피부 질환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담당 의사는 "보통 아토피 환자들은 몸 속 셀레늄 농도가 약 30%떨어져 있고 피부 표면 PH가 산성에 가까운데 셀레늄이 1ℓ당 52㎍ 든 고농도 온천수로 약 3주간 치료 받으면 대부분 이런 수치들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가려움도 많이 가라 않는다"고 말했다. 셀레늄은 피부 재생능력도 있어 화상 치료 후 자연스러운 피부 형성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온천법을 제정, 1960년대부터 온천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오고 있다. 치료 기간은 3주를 원칙으로 하며, 최대 치료 비용(500~1000유로: 한화 80만~170만원)의 70%를 보험에서 부담한다. 나머지 30%도 대부분 개인보험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거의 없다. 월 소득 100유로 이하 저소득층은 교통비까지 지원해준다.
프랑스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온천 치료를 받은 65세 이상 노인들은 치료 전에 비해 전체 약값 지출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프랑스 의료계에서는 노인성 질환과 만성 질환의 치료법으로 온천 의학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