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응급피임약에 대한 지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임인 피임연구회가 서울시내 30개 산부인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여성환자들의 응급피임약 인식도와 처방실태를 조사한 결과, 반복적인 응급피임약 복용은 건강에 해로우며, 사용이 반복될수록 피임효과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여성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의들의 전체 여성환자 중 응급피임약의 복용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경우는 36.7%,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30% 로 전체의 과반수를 넘었다. 또 53.3%는 응급피임약을 반복해 사용할 경우 피임효과가 감소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응급 피임약은 성관계 뒤 72시간 내에 복용하여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하는 피임약이다. 전문가들은 성관계 도중 콘돔이 찢어졌거나 먹는 피임약 복용을 잊은 경우 등의 피임 실패, 무방비한 성관계, 강간 등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고 싶을 때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응급피임약의 피임성공률은 24시간 이내에 복용 시 95%, 25-48시간은 85%, 49-72시간 이내는 58%로, 성관계 후 빨리 복용할수록 피임성공률이 높다.
순천향대학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그러나 응급피임약은 사용하는 회수가 거듭될수록 피임 실패율이 높아진다. 처음 사용시 피임 실패율은 11∼25%이지만 두 번째엔 실패율이 19∼38%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고용량의 호르몬이 투여되기 때문에 부작용도 크다. 출혈, 월경주기 장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구토, 복부통증 등이 수반될 수 있으며 과다 사용시 불임의 위험도 있다. 특히, 유방암, 뇌졸중, 다리와 폐의 혈전,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심한 편두통 등이 있는 경우 사용해선 안 된다.
이에 전문의들은 응급피임약의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76.7%)의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응급피임약을 한번에 2팩 이상 처방하지 않는다.
피임연구회 이임순 회장은 “여성들은 반복적인 응급피임약 복용이 건강에 해로우며, 피임효과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최영식 교수는 “반드시 의사의 지도 하에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하며 오·남용은 금물이다. 또 사전 피임법에 대한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