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식도염에 관해 아직까지 국내에서 집계된 통계는 없으나,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5% 정도가 위식도 역류질환을 가진 것으로 보고돼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외국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한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혜림 교수는 "최근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식도염을 오래 방치해 위염이나 위궤양까지 함께 나타난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식도염 증가의 원인은 비만이 꼽힌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비만아의 10~20% 정도가 식도염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비만하면 복부의 압력이 증가해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이 느슨해져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 비만 어린이들의 식습관도 식도염의 원인 중 하나다. 그밖에 스트레스나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 아침을 거르는 등 불규칙한 식습관도 원인으로 꼽힌다.
어린이에게 식도염이 있으면 천식이나 철 결핍성 빈혈, 성장 장애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어린이 식도염은 연령대에 따라 증상이 무척 다양하며, 증상이 있어도 어린이들이 이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가천의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가 최근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식도염이 의심되는 어린이 266명 중 식도염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슴 쓰림을 호소한 사례는 9.4%에 불과했다. 식도염을 가진 어린이 중 8세 이하에서는 구토가 가장 흔한 증상이었고, 그 이상에서는 복통이 가장 흔했다.
류일 교수는 "식도염은 위내시경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어린이들은 내시경을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내시경을 해도 염증이 나타나지 않거나 미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진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모들도 어린이들의 증상을 가볍게 봐 이미 식도염이 많이 진행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정혜림 교수는 "아이들이 배가 아프다고 할 때 꾀병은 5%도 안 된다. 식사 후 배가 아프다고 자주 말하거나 배가 아파 잠을 깰 정도라면 꼭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식도염은 어른과 달리 약물 치료보다 식습관 변화와 식후 올바른 자세 갖추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양혜란 교수는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는 한 비만인 아이들은 체중조절,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식이 상담이나 스트레스관리부터 한다"고 말했다. 식도염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량씩 자주 먹는 식습관을 길러주고,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등 신 음식을 가능한 한 먹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양 교수는 말했다. 유아는 식후에 왼쪽으로 눕힌 후 머리를 30도 정도 올린 자세가 가장 좋다.
증상이 심하거나 위내시경 경과 염증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한다.